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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성권 박사의 건강편지 - 372
작성일자 2024-02-13
요구르트 더 먹으려 하지 말고, 소금 덜 먹자


우리 몸에는 유산균을 포함한 수많은 종류의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이 살고 있습니다. 이를 통틀어 미생물 총 또는 미생물 군집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유명한(?) 세균으로는 대장균도 있지요.

이 미생물의 약 70%는 소장과 대장에 있으며, 그 외에 피부와 입속, 항문 주변, 여성의 질 등 다양한 곳에도 분포하고 있습니다.

몸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공생(共生)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 몸은 나와 미생물이 함께 사는 공동 공간인 셈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인간의 세포는 이미 박테리아와 한 몸이기도 합니다. 약 35억년 전 지구에 처음 등장했던 원시 생물은 박테리아 등의 미생물로 진화했습니다. 그런데 약 15억 년 전쯤 박테리아 일부가 원시 생명체의 세포와 결합했습니다. 현재 동물 세포의 미토콘드리아가 오래전 박테리아의 흔적입니다. 이를 세포 내 공생설(共生說)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인체와 미생물은 한 몸이기도 하고, 공생관계를 이루기도 하면서 서로 돕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공생은 생명 유지에 무척 중요합니다.

코알라 새끼는 유칼립투스 나뭇잎 소화에 필요한 미생물을 어미의 대변을 통해 물려받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고 하지요.

미생물은 소화, 면역, 비타민 합성 등을 돕는다는 연구들이 나와 있습니다만, 최근에는 뇌 건강, 우울증 등에도 영향을 준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산균에 대한 오랜 논쟁 중의 하나가 음료나 보충제로 섭취한 유산균이 살아서 소장이나 대장에 가서 유익한 작용을 할 확률이 얼마나 되느냐는 것입니다.

유산균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은 상당히 많은 유산균이 장에 도달해 도움을 주는 것처럼 말하지만, 이는 과장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심지어 먹어서 새로 몸 안에 들어온 유산균은 기존에 소장과 대장에 살던 유산균의 텃세 때문에 밀려나기도 합니다.

특정 유산균을 먹기보다는 발효식품을 골고루,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유산균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산균을 먹기보다 유산균 등의 미생물이 좋아하는 식품을 먹으면 비타민 등의 영양소 합성이나 소화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입니다.

예를 들어 유산균의 먹이로는 프락토 올리고당, 식이섬유 등이 있습니다. 모유에는 아기에게 필요 없으나 장내 미생물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이 몸에 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 배출 등의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그에 그치지 않고 식이섬유는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돼서 한 번 더 우리 건강에 기여한다는 것입니다.

식이섬유는 현미나 통밀 등 통곡물이나 당근, 콩, 버섯, 해조류나 과일 등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의 먹이에 대한 새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식이섬유처럼 미생물이 좋아하는 물질이 있다면, 싫어하는 물질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미생물이 싫어하는 대표적인 물질이 항생제입니다.

항생제를 복용하면 몸 안의 나쁜 세균만 억제하는 게 아니라, 유익한 세균도 상당수가 희생됩니다. 그러면 장내 미생물의 생태계가 교란되고, 건강 이상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항생제는 오남용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미생물이 싫어하는 또 다른 물질이 소금입니다.

벨기에 연구팀의 쥐 실험에 따르면 짜게 먹으면 장내에서 비피더스균, 락토바실러스균 등 유산균이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런 유산균 감소 현상이 위장관 미생물 균형을 깨뜨림으로써 염증 질환이나 감염에 취약하게 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합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는 아직 많지 않습니다만, 과도한 소금 섭취가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나쁘게 만들어 고혈압 발생 위험성을 높인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유산균은 요구르트 외에도 김치, 된장, 청국장 등 발효식품에 들어 있으므로 적당한 양으로 골고루 먹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유산균은 사람의 입맛에 딱 맞고 입에 살살 녹는 음식보다는 채소와 과일을 더 좋아하고, 소금은 싫어합니다.

미생물들이 좋아하는 몸 안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한 건강법입니다. 수억 년간 생명체와 박테리아가 함께 유지해온 공생관계를 잘 이끌어나가려면 건강한 식단을 유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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