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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성권 박사의 건강편지 - 362
작성일자 2023-12-05
둥굴레차, 인삼차, 대추차도 차(茶)일까?


“교수님 물 많이 마시라고 하셨는데, 둥굴레차로 마셔도 될까요?” 만성콩팥병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물의 양뿐만 아니라 물의 종류에 대해서도 종종 질문을 받습니다.

스스로 물을 너무 적게 먹고 있으며, 늘 물을 더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을 대상으로 혈액-소변검사를 해보면 실제로 물이 부족한 경우는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수분 섭취량이 적어서 물을 일부러 챙겨 마셔야 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물 좀 넉넉하게 드세요”라고 하면, “둥굴레차나 보리차, 인삼차를 많이 마셔도 될까요?”라고 묻곤 합니다.

<건강 편지>의 오랜 구독자들께서는 알고 계시지만, 저는 건강을 위해 특정 음식을 드시라는 말씀을 거의 드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에는 △△이 좋다더라’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특별히 주의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곤 합니다.

그런데 제가 “건강에 좋으니 즐겨 드시라”라고 권하는 식품이 두 가지 있습니다. 바로 차(녹차 또는 홍차)와 커피입니다.

차에는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카테킨 성분은 항산화, 항염증 등 여러 가지 유익한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충분히 이해되실 만한데, 가끔 오해가 발생합니다.

차(茶)는 찻잎을 따서 말리거나 볶거나 발효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집니다. 정확하게는 이런 것만 ‘차’라고 말해야 합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차는 매우 폭넓게 사용됩니다. 거의 모든 식품 이름에 ‘~차’만 붙이면 ‘차’가 된다고 할 정도입니다.

보리차, 매실차, 인삼차, 대추차, 국화차, 모과차, 유자차, 둥굴레차 등입니다. 쌍화차, 오미자차, 구기자차, 율무차, 결명자차도 있으며, 뭉뚱그려서 ‘한방차’라는 말도 사용됩니다. 술을 곡차(穀茶)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식품이나 약재 등을 넣고 끊인 것은 다 차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원래 차(茶)이든, 식품 이름에 ‘차’를 붙였던, 건강한 사람이 하루 1~2잔 정도 마시는 것은 별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민간 등에서 오래 먹었던 것이라고 해서 차로 만들어 물처럼 마셔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입니다.

특히 콩팥이나 간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먹을 수 있는 식품을 달이거나 끓여서 차로 만든 것이라고 해도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앞에서 만성콩팥병 환자가 질문한 “둥굴레차로 마셔도 될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저의 답변은 “물을 드시는 게 좋겠습니다”입니다.

둥굴레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의 뿌리입니다.

전통적으로 번갈(목마름), 당뇨병, 심장 쇠약, 자양강장, 숙취해소 등을 위한 약재로 사용됐다고 합니다.

모든 약은 효과(유효성)와 부작용(안전성) 두 가지를 검증한 뒤에 사용해야 합니다. 전통 약재로 일부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부작용은 과학적으로 제대로 검증되지는 않았다고 봅니다.

구기자차는 혈압을 올릴 수 있으며, 둥굴레차는 심박수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둥굴레차를 음료수처럼 드시지 말라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둥굴레차 장기 복용에 따른 이득은 애매한데, 콩팥에 부담을 준다면 얻는 것에 비해 잃는 것이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콩팥이나 간이 좋지 않은 분들은 물(생수)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기호 음료인 ‘대용차’는 권하지 않습니다.

음료로 출시된 ‘옥수수 수염차’, ‘17차’, ‘헛개차’ 등도 1~2잔 정도 가볍게 드시는 것은 괜찮으나, 물처럼 마시는 것은 권고하지 않습니다.

곡식인 보리를 이용해 만든 보리차는 안전하다고 봅니다만, 생수와 보리차 중에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저는 생수를 선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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