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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성권 박사의 건강편지 - 324
작성일자 2023-03-14
부자라야 장수할 수 있을까?


프랑스 고(故) 잔 루이스 칼망(1875~1997년)의 세계 최장수 기네스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의 장수에 대한 연구가 많이 나와 있습니다만, 최근 프랑스의 한 언론이 인구통계학자 장-마리 로빈 박사의 이야기를 소개해 또 화제가 됐습니다.

로빈 박사는 칼망의 장수 비결로 ‘부유함’을 꼽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장수 연구에서 부유함은 학력 등과 함께 중요 변수입니다. 하지만 부유함을 특별히 부각하는 경우는 드물어서 로빈 박사의 주장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잔 칼망은 남프랑스의 유복한 부르주아 가문에서 태어나 당시로는 드물게 16세까지 학교에 다녔고, 20세에 결혼하기 전까지 요리, 춤 개인 교습도 받았다고 합니다.

그녀는 평생 직장생활은커녕 가사노동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집안에 요리, 쇼핑, 청소 등의 일을 해줄 사람이 상주했기 때문입니다. 잔 칼망은 주로 사교모임, 파티 등에 참석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고 여행도 자주 다녔습니다.

결혼 후 남편의 권유를 담배를 잠시 피웠다가 끊은 그녀는 요양원에 들어간 112세부터 담배를 다시 피웠다고 하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로빈 박사는 잔 칼망의 ‘부유함’보다는 ‘부유하기 때문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부자의 이야기도 관심을 모았습니다.

올해 45세인 브라이언 존슨은 젊을 때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를 설립했다가 거액에 매각해 갑부가 된 사람입니다.

그는 매년 26억 원(200만 달러)을 쓰면서 18세의 몸으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의 성장이 마무리되고 사실상 노화가 시작되는 나이인 만 18세를 목표로 삼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의료진 30여 명의 감독하에 채식 중심으로 하루 1,977kcal 열량 섭취, 하루 1시간 운동, 주 3회 고강도 운동, 규칙적인 수면과 오전 5시 기상 등을 실천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24종의 영양보충제를 먹으며 자외선차단제를 포함한 7개의 크림을 얼굴에 바른다고도 합니다.

그는 매일 체중, 체질량지수, 혈압, 심박수 등을 재며, 한 달에 한 번씩 초음파와 MRI, 내시경, 혈액검사도 받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만 그의 심장 나이는 37세, 피부는 28세, 폐활량은 18세에 해당할 정도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고 언론들은 소개하고 있습니다. 브라이언 존슨은 “25% 젊어지는 것이 목표이며, 노화는 반드시 찾아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두 사례를 보면서 “아, 돈이 많아야 오래 살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분은 설마 없으시겠지요?

저는 40년 이상 대학병원과 동네병원에서 환자 진료를 해오고 있습니다. 환자 중에는 대기업 회장님, 중견그룹 오너 등 부자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부자가 아닌 평범한 분들이 더 많습니다.

공식 통계를 내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동안 경험으로 볼 때 부자들이 특별히 더 오래 살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영양 섭취, 진료, 건강검진이나 운동 등 건강관리를 할 때 유리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 아무리 부자라도 태생적 부자였던 잔 칼망이나 벤처기업으로 일찍 성공한 뒤 기업을 매각해 40대에 큰 부자가 된 브라이언 존슨처럼 오랫동안 스트레스 적은 삶을 사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오히려 대기업을 경영하느라, 평생을 일군 사업체를 운영하느라 나이 들어서까지 쉬지 못하고 일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재산과 장수의 연관성을 찾기보다는 브라이언 존슨의 실천에서 건강 비법을 발견하는 것이 더 현명합니다.

그는 하루 2,000kcal 이하로 적게 먹고, 매일 운동하며, 규칙적으로 잡니다. 사진을 보면 뱃살도 거의 없습니다.

이는 <건강 편지>에서 ‘5가지 건강법’으로 소개했던 금연, 절주, 적정 체중 유지, 운동, 건강한 식단의 실천과 맥락이 이어집니다.

그는 매일 혈압, 체중, 심박수 등을 측정한다고 하는데, 평범한 한국인도 체중계, 가정용 혈압계, 스마트폰 등을 잘 활용하면 큰 비용 없이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영양보충제를 20종 이상 먹는다고 하지만, 한국인 중에 3~4종 이상, 10~20종씩 먹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갑부여야 건강을 누리고, 장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건강 장수의 비결은 건강한 생활 습관의 꾸준한 실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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