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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위드 코로나’로 한 단계씩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있으며, 곧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될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이 팬데믹(세계적 유행)에서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하는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란 외신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길고 긴 코로나19(COVID-19)라는 ‘겨울’이 끝나고 일상이란 ‘봄’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도달한 것일까요? 계절에 비유한다면 ‘경칩’쯤이라고 봐도 될까요?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앤서니 파우치 소장도 “집단면역은 불가능하지만, 위드 코로나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중론도 있습니다.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 확률, 백신 효능의 지속 기간, 의료 체계가 위중증 환자를 얼마나 적절하게 치료할 수 있을지 등을 고려할 때 ‘위드 코로나’가 생각보다 만만치는 않을 것이란 의견입니다.

그와 별도로, 장기간의 팬데믹 상황을 겪은 탓인지 평범한 일상 복귀가 과연 가능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끝나도 과거와 같은 시절로 돌아가지는 못하고 ‘뉴 노멀(신상태·新常態)’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내용의 <건강 편지>를 기억하시는지요?

마스크를 벗고 가족, 친구, 동료들과 만나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신다고 해도 코로나19 이전의 우리 삶을 고스란히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말씀입니다.

팬데믹을 일으킨 바이러스가 어느 날 홀연히 사라지지 않는 한 앞으로 꽤 오랫동안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러스에게 “친하게 잘 지내보자”라고 말하고 싶지만, 바이러스가 호응해줄 리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일상 회복을 준비해야 한다면 무엇이 중요할까요? ‘면역력을 높여준다’라고 광고하는 건강식품을 먹기 시작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 건강수칙을 잘 지키는 일’입니다.

<건강 편지>에서 자주 강조해온 다섯 가지 기본 건강수칙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금연, 절주, 운동, 적정 체중 유지, 건강한 식단입니다. 뻔한 것 같지만 이를 다 실천하는 사람의 비율은 미국인의 6%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도 비슷할 것입니다.

이 건강수칙은 수명 연장 효과, 암이나 심-뇌혈관 질환 등의 예방효과가 증명돼 있습니다.

고혈압, 당뇨병, 만성콩팥병, 뇌졸중 등 만성질환 예방에서 이 다섯 가지를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기본’이라는 말을 붙였습니다만, 이보다 과학적 신뢰도가 높은 건강수칙은 아직 없습니다.

여기에 적절한 수면, 손 씻기, 스트레스 관리, 정기 건강검진, 예방 접종 정도만 추가하면 더 이상의 특별한 건강법은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기본 건강수칙은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 예방효과는 있겠지만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은 예방할 수 없지 않냐?”라는 반론도 있을 터입니다.

코로나19의 희생자는 대부분 고령자 또는 기저 질환 보유자였습니다. 나이가 드는 것은 노력으로 조절할 수 없으므로 논외로 하면 기저 질환이 남습니다.

코로나19 환자를 위중증으로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기저 질환은 당뇨병, 고혈압, 만성콩팥병,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입니다. 질환은 아니지만, 흡연도 중요한 위험요인입니다.

이들 기저 질환(기저 조건)의 예방, 치료법은 기본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입니다.

기저 질환(기저 조건)이 없거나, 있어도 잘 관리하고 백신 접종까지 받으면 바이러스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설사 감염병에 걸린다고 해도 생명이 위험한 상황으로 악화할 확률이 극히 낮습니다.

여러분은 감기 예방법을 알고 계시는지요?

아직 감기는 백신도, 치료 약도 없습니다. 감기약은 감기 바이러스를 쫓아내는 약이 아니라 합병증 치료제일 뿐입니다. 감기 예방법도 기본 건강수칙을 잘 지키는 것입니다.

기본 건강수칙은 감기부터 암까지 예방해줍니다. 전염병에 걸릴 위험을 줄이고, 걸렸을 때 치명률도 낮춥니다. ‘기본’이면서 ‘최고’인 건강법입니다. 특히 좋은 점은 실천하는데 돈도 많이 안 든다는 사실입니다.

“기본에 충실하라”라는 말은 인생사는 물론 건강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원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