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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여성 C씨는 한 달 전 코로나19(COVID-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일주일간 자가격리를 하는 동안 인후통과 기침 등이 있었으나 증상이 심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백신을 3차까지 접종한 뒤 확진까지 경험했으니 ‘슈퍼 항체’를 갖게 돼 안심하고 살 수 있게 됐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 달쯤 지난 지금,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바로 극심한 피로감 때문입니다. 그는 “잠을 자도 피로가 가시지 않고, 등의 통증도 남아 있다”며 “건망증도 코로나19 이후 더 심해진 듯하고 우울증도 생긴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하루 30만~40만 명을 오르내리는 최근의 추세를 고려하면 머지않아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망자도 1만 명을 넘었고, 위중증으로 치료받는 분들도 많아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C씨처럼 코로나19 유경험자 중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증 후 나타나는 증상을 ‘포스트 바이러스 증후군(post viral syndrome)’ 또는 ‘포스트 바이러스 피로(post viral fatigue)’라고 부릅니다.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했던 미국과 유럽에서는 코로나19 확진 후 나타나는 후유증을 ‘긴 코로나(long covid-19)’ 또는 ‘포스트 코로나 증후군(post covid-19 syndrome)’라고도 부릅니다.

이탈리아 연구팀이 코로나19로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사람 143명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87.4%가 ‘포스트 바이러스 증후군’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을 정도로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바이러스 감염증 후 근육성 뇌척수염(ME)이나 만성피로증후군(CFS)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왔습니다.

포스트 바이러스 증후군은 앱스타인-바 바이러스, 헤르페스 바이러스, 엔테로 바이러스 등에 흔한 바이러스에 의해서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피로감이 가장 대표적이고, 기침, 통증, 근육약화, 운동능력 저하, 수면장애, 미각-후각 이상, 호흡 곤란, 머리가 멍한 상태(brain fog), 인지장애, 과민성 장 증후군, 과민성방광, 식욕부진 등 다양합니다. 바이러스 감염증 후 만성피로감이 1년 이상 이어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코로나19의 경우에도 2021년 8월 영국에서 52만8,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피로감(73.5%-이하 중복응답)이 가장 흔했고, 근육통(56%), 후각 상실(53.9%) 등의 순이었습니다.

얼마나 오래 지속될 때를 ‘긴 코로나’라고 부르는지에 대한 기준은 논란은 있습니다만, 일반적으로 확진 후 4주 이상 지속되면 ‘긴 코로나’라고 합니다.

코로나19 환자 중에서 ‘긴 코로나’를 겪는 사람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포스트 바이러스 증후군의 특이한 점 중의 하나가 집중력 저하, 인지기능 감소, 기억상실 등 뇌의 영향을 의심케 하는 것들입니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증이 뇌 손상을 일으킨다는 가설들도 제시돼 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증을 앓아 몸이 허약해져서 피로감, 통증 등의 후유증이 나타나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의 원인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연구를 보면 면역계 교란, 신경계 손상, 뇌 손상, 백혈구의 생물학적 특성 변화, 자가면역 이상 등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만, 어느 하나만으로는 속시원하게 풀이하기는 어렵습니다.

포스트 바이러스 증후군이 만성피로증후군과 증상이 비슷하다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 바이러스 감염이 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포스트 바이러스 증후군은 아직 확실한 진단-치료 기준이 없습니다. 지금 적용되고 있는 치료법들도 개인적 편차가 큽니다.

확실한 해결책은 아직 없습니다.

따라서 휴식, 스트레스 관리, 건강한 식단 등의 기본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금연은 당연하며, 과음, 과식, 과로도 피해야 합니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되, 너무 무리하지 않아야 합니다. 과민성 장 증후군을 유발, 악화시킬 수 있는 맵고 짜고 달고 기름진 음식도 자제해야 합니다.

포스트 바이러스 증후군 예방의 지름길도 기본 생활 수칙을 잘 준수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포스트 바이러스 증후군은 코로나19뿐 아니라 감기, 독감, 대상포진, 장염 등 다양한 바이러스성 질환 후에도 나타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