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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무더위는 누구에게나 쉬운 환경이 아닙니다. 그런데 유독 더 힘들게 보내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만성콩팥병이 있는 사람들도 이에 포함됩니다.

여름에는 만성콩팥병 있는 사람의 병원 입원 확률이 30% 올라간다는 연구도 나와 있습니다.

주된 이유로는 체내 수분 조절 능력의 저하가 꼽힙니다.

콩팥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혈액에서 물과 노폐물을 걸러 소변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 색이 연해지고, 물을 적게 마시면 소변 색이 짙은 노란 갈색으로 변합니다. 소변 색이 연하면 콩팥에서 물을 많이 걸러서 내보낸다는 뜻이고, 진하면 물을 적게 내보내고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몸 안의 물이 감소하면, 소변의 양도 줄입니다.

무더위로 땀을 많이 흘려 몸 안의 수분이 부족해지면, 콩팥은 소변을 적게 만듭니다. 이처럼 몸 안의 물이 부족해지면 소변의 양이 줄고, 소변 색도 진하게 변합니다. 소변이 진하게 농축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수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소변을 계속 많이 만들면 몸에는 탈수 현상이 오게 됩니다.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콩팥이 소변을 농축시키는 기능이 떨어집니다.

그 때문에 땀을 많이 배출해서 이미 몸 안에 수분이 적은데도 배출하는 소변의 양을 적절히 줄이지 못합니다.

땀과 소변 양쪽으로 물이 많이 빠져나가 몸에서는 탈수 현상이 생깁니다. 탈수는 저혈압을 초래하고, 콩팥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이미 만성콩팥병이 있는 사람이 탈수 현상이 오면 콩팥은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여름을 건강하게 나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만성콩팥병이 없는 사람들보다 물을 더 자주, 넉넉하게 마셔야 탈수 현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몸에 탈수 현상이 나타났는지 아닌지를 잘 모르겠다. 무작정 물을 마실 수는 없지 않나요?”라고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몸에 물이 부족한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갈증’입니다. 약한 갈증이라도 느끼면 빨리 물을 마셔야 합니다. 물을 넉넉하게 마시면 갈증은 바로 사라집니다.

수분 공급을 위한 음료로는 물이 가장 좋습니다. 이온 음료, 차, 커피 등도 몇 잔 이내로는 괜찮습니다만, 많이 마시면 안 됩니다. 술은 이뇨 작용을 하므로 권고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더울 때 물과 함께 소금을 먹는 경우가 있다고 하고 알약 모양의 소금도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식사를 하는 사람인 경우 이런 형태의 추가 소금 섭취는 필요 없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습니다.

만성콩팥병이 더 나빠져 신장 투석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여름이 버거운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투석 환자는 소변을 보지 않으므로 스스로 물을 넉넉하게 먹는지 부족한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을 너무 많이 마시거나, 너무 적게 마시면 안 되므로 투석 병원 의료진과 잘 상의해서 하루에 섭취할 물의 양을 정해놓고 규칙적으로 마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투석 환자와 콩팥을 이식받는 사람은 여름에는 야외 활동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콩팥 투석, 이식 환자는 피부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돼 있습니다.

따라서 외출할 때는 자외선차단지수(SPF) 50 이상인 선크림을 바르는 게 권장됩니다. 해수욕장이나 야외 수영장 등에서의 태닝이나 일광욕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의 여름 나기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 칼륨과 인이 풍부한 음식 섭취를 조심하는 일입니다.

칼륨은 흔히 먹는 과일과 채소에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채소는 데치거나 하룻밤 정도 물에 담갔다가 요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인은 새우, 오징어, 조개, 전복 등 해산물과 돼지고기, 잣과 아몬드 등 견과류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서양에는 ‘포도가 맛있는 해에는 노인 사망률이 높다’라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포도가 맛있게 익으려면 여름에 햇살이 강하고 더웠을 것입니다.

여름 무더위는 그만큼 건강을 위험 요소라는 의미입니다. 특히 노약자나 만성질환자는 더 조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