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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마비’ ‘심정지’ ‘급사’ ‘돌연사’ 등은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최근에 나온 뉴스 제목 중에도 ‘심정지 19세 소녀...5명에 새 생명 주고 하늘로’ ‘인천공항에서 쓰러진 태국 국적 30대 에크모 시술’ 등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국인이 외국 방문 중, 또는 외국인이 한국에 머무는 동안 심정지가 와서 사망하거나 응급치료를 받고 회복한 사례들도 있습니다.

심장이 뛰느냐 아니냐는 삶과 죽음을 나누는 기준입니다. 심장이 언제 멎을지 예측할 수 있다면 죽음을 피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현대 의학은 심장이 언제 멈출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확실한 예측은 아직 어렵습니다. 그 때문에 ‘심장병의 첫 번째 증상이 사망’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아무런 증상도 없다가 사망하는 것, 즉 급사나 돌연사가 그만큼 많다는 뜻입니다.

심정지가 나타나기 전에 미리 어떤 증상이나 사인이 나타났다면 병원에 가던지, 약을 먹던지 등의 선택으로 죽음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의학은 심정지, 급사를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연구를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그 결과 심전도 검사, 심장 관상동맥 CT, 부정맥 검사 등 심장의 이상을 진단하는 여러 방법이 개발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왜 갑자기 심장이 갑자기 멈추는지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물론 현대 의학은 심장의 비밀도 많이 풀었습니다.

돌연사 원인의 약 80%는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생깁니다. 이것이 협심증, 심근경색증입니다. 다른 말로는 심혈관질환, 또는 허혈성 심혈관질환이라고도 합니다.

심장병에는 심혈관질환 외에도 부정맥, 심실세동, 비후성 심근증, 심장판막 질환 등도 있습니다. 다만 심혈관질환 비율이 높다 보니 심혈관질환을 심장병과 사실상 같은 의미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은 전조 증상이 있을까요? 극심한 가슴 통증 등이 있을 때도 있지만, 아무 증상 없이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미리 나타나는 증상만으로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확실하게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심전도 검사나 심장 CT 검사도 정확도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방법이 있기는 합니다.

허벅지나 손목의 동맥을 통해 가는 카테터를 심장 혈관에 이르게 한 뒤 필름 역할을 하는 조영제를 혈관에 넣어 몸 밖에서 방사선 장비로 사진을 찍듯이 혈관 상태를 살펴보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혔는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영제의 부작용, 시술의 번거로움, 비용 등을 다 고려할 때 심혈관질환의 조기 발견 목적으로 이 방법이 권고되지 않습니다. 이는 주로 협심증, 심근경색증 환자 치료에서 이용됩니다.

심장이 빨리 뛰거나, 늦게 뛰는 등의 부정맥도 대처가 쉽지 않습니다. 일부 부정맥(심실세동)에는 ‘페이스메이커’라고 부르는 이식형 제세동기(ICD)를 몸 안에 심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모든 부정맥에 다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심정지를 완벽하게 대비할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최선책은 지금까지 나온 심혈관질환 예방법을 잘 실천하는 것입니다.

우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다면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에 바로 나서야 합니다. 금연, 절주, 운동, 적정 체중 유지, 건강한 식단, 싱겁게 먹기 등이 생활 습관 교정의 핵심입니다.

또 탈수 현상이 생기면 혈액이 끈끈해지고 혈전 발생 위험도 증가할 수 있으므로 특히 더울 때는 물을 넉넉하게 마셔야 합니다.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적정 수면시간을 지키는 것이 심장 건강에도 좋습니다.

해외여행이 특별히 심정지 위험을 높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심혈관질환을 치료받은 경험이 있거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여러 개 가지고 있으며 고령이신 분들은 장시간 비행기 여행이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비행기 내부의 기압은 지상과는 차이가 있으며, 시차 적응도 심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응급실, 의료기관 이용이 국내만큼 여의치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