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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성권 박사의 건강편지 - 369
작성일자 2024-01-22
폐렴, 흔하지만 진단 쉽지 않을 때도 있다


80대 여성 K씨가 열이 나며 그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나 소변볼 때 약간 불편감이 있는 것 같다면서 진료를 받으러 왔습니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이 같은 증상을 바탕으로 소변, 혈액검사 등을 종합해보면 원인이 요로감염인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

K씨의 혈액검사에서 CRP(C-반응성 단백) 수치가 15mg/dL로 무척 높게 나왔습니다. CRP는 몸에서 염증이나 감염이 생겼을 때 만들어지는 급성 반응 물질입니다. 진단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만 대개 0.5mg/dL를 넘지 않습니다.

CRP 수치가 6~8mg/dL이면 감염 또는 염증이 생겼을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요로감염이 있을 때도 높게 나옵니다.

K씨처럼 15mg/dL가 나왔다면 염증의 정도가 심하다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그는 요로감염은 아니었습니다. 흉부 X선을 촬영하는 등 추가 검사를 한 결과 최종적으로 폐렴으로 진단됐습니다.

폐렴은 한국인 사망 원인 3위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2021년)에 따르면 폐렴(상체불명 병원체의 폐렴)은 16만8,700여 명이 진료를 받아 다빈도 환자 7위에 올랐습니다.

폐렴은 흔하면서도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라는 뜻입니다.

흔히 감기나 독감이 오래되고 기침, 가래에 고열이 동반되면 폐렴이 아닐까 걱정하곤 합니다. 그럴 경우도 있습니다만, 폐렴의 형태는 워낙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므로 섣부른 ‘자가 진단’은 금물입니다.

병원에서도 폐렴 진단이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K씨의 경우처럼 고령자는 전형적인 폐렴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K씨는 기침이나 가래도 거의 없었습니다. 폐렴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 가슴 X선을 촬영하기도 하는데, X선 상으로도 확인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폐렴이 흔한 이유로 우선 사람은 잠시라도 숨을 쉬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숨을 쉴 때 공기를 통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폐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폐렴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은 폐렴 구균이고, 바이러스는 감기, 독감, 코로나19 등의 바이러스입니다. 곰팡이, 화학물질, 구토물도 폐렴을 일으킵니다.

물이나 음료수 등을 마시다가 식도가 아닌 기관지로 잘못 들어가 흡인성 폐렴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런 원인에 의한 것을 ‘지역 사회 폐렴’이라고 하며,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에게 생기는 것을 ‘병원성 폐렴’이라고 합니다.

폐렴(肺炎)의 뜻은 ‘폐에 생긴 염증’입니다. 피부에 생긴 상처가 곪아 염증이 생기는 것처럼, ‘폐기관지’나 ‘폐포(공기주머니)’에 염증이 생긴 것이 폐렴입니다.

폐렴이 생기면 기침, 가래 또는 피가 섞인 가래, 호흡곤란, 가슴 통증, 구토나 구역, 설사, 두통,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고열이나 오한 등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모든 폐렴 환자들에게 똑같이 나타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CRP 수치, 가슴 X선 외에 CT를 찍는 등 폐렴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합니다.

폐렴 진단을 받으면 바로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환자나 보호자들도 있습니다만, 폐렴 환자가 다 입원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소아나, 노인, 만성질환 합병증이 있는 폐렴 환자들은 입원이 필요할 수 있지만, 젊은 사람들은 항생제를 복용하면서 통원 치료를 받아도 완치 가능합니다.

폐렴 치료 기간에는 의사의 약물 복용 지시나 생활 습관 개선 등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폐렴이 급속히 나빠져 패혈증이나 쇼크 등을 일으키기도 하며, 폐농양이나 급성호흡기증후군 등으로 악화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숨을 쉬고 살아야 하므로 폐렴을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감기나 독감, 코로나19 등이 유행할 때는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은 도움이 됩니다. 폐렴을 일으키는 미생물은 호흡기 외에 손을 통해 입을 통해서도 몸 안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병원 입원 환자들이 하루 2회 양치질을 하면 폐렴 발병 위험을 33% 줄인다는 연구 논문도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폐렴의 주요 원인인 폐렴 구균은 예방 백신이 나와 있으므로, 예방접종을 받는 것도 권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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