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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성권 박사의 건강편지 - 367
작성일자 2024-01-08
왜 아내의 밥이 어머니의 밥보다 맛이 없을까?


결혼한 남성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아내의 음식을 품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간혹 “어머니가 해주시는 밥은 맛있는데, 와이프 밥은 밍밍한 느낌이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내 앞에서 이렇게 말하는 간 큰 남편은 없겠지요.

이 차이는 경험, 솜씨, 오래 먹으면서 익숙해진 입맛 등의 영향을 받았겠습니다만, 그 외에도 중요한 요인이 있습니다.

음식 맛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간’입니다.

나이 들면 오감도 쇠퇴하면서 맛을 느끼는 혀의 감각도 떨어집니다. 그래서 음식을 만들 때 소금이나 간장을 더 넣기 쉽습니다. 어릴 적 할머니께서 “왜 내 음식이 점점 짜지는지 모르겠어”라고 한숨을 쉬시던 모습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어머니도 연세가 드시면서 음식을 만들 때 간을 많이 하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런 음식을 무심코 먹으면서 짠맛에 길들고 있는 데도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가 짜게 먹는지 아닌지를 알아볼 방법을 소개합니다.

첫째 음식이 맛이 없다고 느낍니다.

실제 음식 맛에 차이가 날 수도 있겠습니다만, 혀가 강한 짠맛에 중독돼 싱겁게 조리한 음식은 맛이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어머니의 손맛이 아닌, 짠맛을 맛이 있다고 느낍니다.

이런 사람은 설렁탕의 간을 보기도 전에 소금이나 다진 양념을 듬뿍 넣습니다. 또한 국보다는 찌개를 선호하고, 소금이 듬뿍 든 강된장 요리를 좋아합니다. 짠 음식에 대한 갈망이 생기고, 소금에 대한 ‘역치’가 점점 높아집니다. 점점 더 짠 음식을 찾게 된다는 뜻입니다.

둘째 혈압이 높아집니다.

짜게 먹으면 혈압(수축기)이 6~7mmHg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짜게 먹어서 혈액 속에 증가한 나트륨 농도를 낮추기 위해 물을 더 많이 먹습니다. 그러면 전체 혈액량이 증가해 혈압이 높아집니다.

또한 나트륨은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켜 동맥경화증을 일으키고, 고혈압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다만, 단기간에 짜게 먹을 때 곧장 혈압이 증가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소금 섭취량을 줄이면 혈압이 내려가는 것은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금과 혈압의 연관성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셋째 몸 이곳저곳이 잘 붓고, 체중 변화의 폭도 큽니다.

야식으로 라면을 먹고 잔 다음 날 아침에 손, 발과 발목, 얼굴이 부었던 경험은 누구나 한 두 번쯤은 가지고 있습니다.

반지가 잘 빠지지 않거나, 맞던 신발이 작게 느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배가 부른 느낌(복부팽만감)이나 두통을 겪었다는 사례도 있습니다. 많이 먹고 소화가 되지 않아 부른 것이 아니라 내장의 장기에도 부종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와 비슷한 현상이 뇌에 발생하면 두통이나 뇌가 뿌옇게 되는 느낌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부종이 잘 생기는 사람은 체중 변화도 심한 편입니다.

성인의 하루 최대 체중 증감량은 체중의 약 2%로 알려져 있습니다. 60kg이면 1.2kg, 70kg이면 1.4kg이란 것이지요. 그런데 특별히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체중이 1kg이나 늘었다가 다음 날 줄었다면 과도한 소금 섭취에 의한 부종으로 체중 증감이 나타났을 수 있습니다.

넷째 오줌의 양이 증가합니다.

짜게 먹어서 혈중 나트륨 농도가 증가하면 갈증을 유발해 물을 많이 들이켜게 합니다. 물을 많이 마시면 혈액의 나트륨 농도가 정상으로 낮아집니다. 하지만 인체의 혈관은 이렇게 많이 들어온 물을 계속 붙잡아 둘 수 없습니다.

그래서 콩팥이 혈액을 더 빨리, 많이 걸러서 소변을 많이 만들어 냅니다.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리고, 심지어 밤에도 잠을 깨서 오줌을 누어야 합니다.

만약 전립선비대증이나 과민성방광 등 야뇨증을 유발할만한 질환이 없는데 밤에 자주 깨서 화장실에 다닌다면, 짜게 먹는지를 확인해보아야 합니다.

다섯째 요로결석(신장결석)이 있을 때입니다. 짜게 먹어서 몸 안에 과도해진 나트륨을 콩팥에서 배출하는 과정에서 칼슘이 재흡수되지 않아 칼슘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뼈에 든 칼슘이 많이 빠져나가 골다공증을 일으킵니다. 심지어 칼슘이 빠져나간 자리를 나트륨이 들어가 골다공증을 더 심화시킵니다.

혹시 내 몸에서 이런 증상이 있는지 살펴보시고, 만약 있다면 짜게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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