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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와 제자들을 그린 유명한 그림 ‘최후의 만찬’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1498년에 처음 완성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작품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며, 수백 년 동안 유럽에서는 50개 이상의 여러 작가의 모사품이나 다른 버전의 최후의 만찬 작품들이 나왔다고 하지요.

그런데 50개 작품 이상의 최후의 만찬을 연구한 미술사학자들에 따르면 초기 작품과 비교할 때 나중에 나온 작품으로 갈수록 빵의 크기가 더 커진다고 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초기에 비해 후기 작품에서 빵의 크기는 69%, 빵을 담은 그릇의 크기는 23% 증가했다고 합니다.

빵의 크기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식사에서 ‘1인분’이 갖는 의미와 칼로리 섭취의 적정량을 생각해보기 위해서입니다.

현대인은 칼로리를 과잉 섭취합니다.

한국 성인의 하루 칼로리 권장 섭취량은 남성은 2,000~2,600kcal 여성은 1,800~2,000kcal입니다. 이는 건강한 삶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이 설정한 것입니다.

문제는 많은 남성이 1,000kcal 여성은 850kcal를 초과해 칼로리를 섭취한다는 사실입니다. 어쩌다 한 번만 많이 먹는 게 아니라 거의 매일 이처럼 많이 먹습니다.

왜 칼로리를 과잉 섭취하게 됐을까요?

약 40년간 이름난 한정식 식당을 운영하다가 얼마 전에 문을 닫은 식당 사장님의 말입니다.

“80년대 초반 처음 식당을 열었을 때는 고봉밥을 냈고, 그 후 큰 공기밥으로 바꾸었다. 그러다가 90년대에 들어 작은 공기밥으로 바꾸었고, 몇 년 전부터는 밥은 달라고 하는 손님들에게만 제공했다.”

40년 동안 한국인의 식탁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1985년 한국인 1인 연간 쌀소비량은 112.9kg이었으나, 2022년에는 절반 수준인 56.7kg으로 줄었습니다.

요즘 한국인이 하루에 먹는 쌀은 155.5g입니다. 밥 한 공기(210g)에 들어가는 쌀의 양이 95~100g이므로, 한국인은 하루 세끼 중에서 한 끼 반만 밥을 먹습니다.

쌀 소비량이 절반으로 줄었는데, 왜 한국인의 섭취 칼로리는 늘었을까요?

이유는 한국인의 식탁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성해졌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삼시세끼 식사 외에는 따로 먹을 게 별로 없었습니다. 밥 한 공기의 칼로리는 약 300kcal이므로 밥과 기본 반찬만 먹어서는 하루 세끼를 다 먹어도 2,000kcal를 넘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커피와 함께 먹는 조각 케이크, 야식으로 먹는 치킨과 맥주, 군것질로 먹는 과자와 음료 등 식사 외에 많은 칼로리를 섭취합니다.

그뿐 아니라 식탁도 넉넉해졌습니다.

한정식 식당에서는 전채 요리부터 갖가지 제철 음식, 해산물, 고기 등 진귀한 음식들이 나옵니다. 이런 음식을 안주 삼아 술까지 마시면 이미 마지막에 공기밥을 먹기 전에 3,000~4,000kcal를 섭취할 수도 있습니다.

양식당이나 중식당의 코스 요리도 비슷합니다.

돼지고기를 먹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삼겹살 1인분의 열량이 500~600kcal이고, 반찬으로 계란찜 등을 먹는다면 이미 고기를 먹으면서 1,000kcal 이상 섭취합니다.

고기를 다 먹은 뒤에 공기밥에 된장찌개를 먹으면 저녁 식사로만 2,000kcal 이상을 섭취하게 됩니다. 그날 아침과 점심 식사, 그리고 낮의 간식으로 먹는 칼로리를 합치면 하루 3,000kcal를 훌쩍 넘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대 도시인의 하루 칼로리 소모량은 2,000~2,500kcal에 불과하므로 남는 칼로리는 지방으로 바뀌어 몸에 저장됩니다.

맛있는 것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것은 좋지만, 그로 인한 과체중과 비만, 고혈압-당뇨병-만성콩팥병 등의 만성질환 증가라는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같은 1인분이라도 누구에게는 넘치고, 누구에게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1인분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입니다. ‘1인분’은 보잘것없고 사소한 문제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