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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 몸 어디를 살펴봐도 흙 한 줌, 모래 한 톨 보이지 않는데 왜 이런 말이 나왔을까요?

빅뱅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약 138억 년 전에 탄생했습니다. 우주가 만들어진 지 3분쯤 지나 양성자와 중성자가 결합해 수소가 만들어졌습니다. 그 후 잇따른 핵융합 반응에서 헬륨, 리튬, 베릴륨과 같은 물질들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초신성폭발과 같은 큰 변화 과정에서 수소와 헬륨이 결합해 탄소, 질소, 산소가 생성됐습니다.

이들 탄소, 질소, 산소가 다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면서 네온, 나트륨, 마그네슘 등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별의 폭발로 우주를 구성하는 83개의 물질이 생겨났습니다.

그로부터 한 참 세월이 흘러 약 46억 년 전. 또 별이 폭발하면서 지구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지구의 구성 물질은 우주와 거의 비슷합니다.

약 38억 년 전쯤, 지구에 생명체가 나타났습니다. 생명체는 태양과 지구의 땅, 물, 공기로부터 에너지와 영양소 등을 얻어 생존하기 시작했습니다.

가까이 있는 것을 가져다 쓰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몸에는 산소, 탄소, 수소, 질소, 칼슘, 인 등이 많은데 이는 우주 생성 초기에 만들어진 물질입니다. 여기서 ‘별의 죽음 덕분에 인간이 생겨났다’라는 말도 나왔습니다.

생명체가 사용하는 물질 중에 나트륨도 있습니다.

나트륨은 지구 표면 구성 물질 중 7번째, 인체 구성 성분으로는 9번째로 많습니다. 나트륨은 지구 표면의 약 0.3%, 사람 몸에는 약 0.1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나트륨 또한 우주에서 지구로 온 것입니다.

생명체는 우주와 지구의 구성 물질을 사용해서 생존하는 과정에서 한 가지 기본 원칙을 지킵니다. ‘꼭 필요한 것을 필요한 만큼만 사용한다’라는 것입니다.

우리 몸에 들어 있는 전체 나트륨의 양은 약 100g입니다. 이를 소금으로 환산하면 약 250g입니다.

만약 하루에 소금을 10g씩 먹는다면 25일이면 몸 안에 소금이 두 배로 불어날 것입니다. 소금은 꼭 필요하지만, 몸 안에 필요한 양의 두 배나 될 정도로 몸에 소금을 저장하지 않습니다.

홍수로 물이 범람하면 펌프로 물을 퍼내야 하듯이, 소금도 너무 많으면 몸 밖으로 빨리 내보내야 합니다.

몸에서 물과 함께 나트륨, 칼륨 등을 퍼내는 펌프가 콩팥입니다. 짜게 먹으면 짠 소변을 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펌프를 24시간, 365일 계속 가동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무리 성능이 좋은 펌프라고 해도 과열이 나거나 고장이 나지 않을까요?

콩팥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의 콩팥은 평생 매일 약 180L의 혈액을 걸러 소변 1.8L를 만들어냅니다. 이를 위해 콩팥에는 아주 미세한 혈관이 그물망처럼 분포돼 있습니다.

나트륨이 이 혈관을 통과할 때 혈관을 손상시킵니다. 또한 혈액 속에 나트륨이 많으면 혈압이 높아져서 고혈압이 발생, 콩팥의 미세한 혈관을 망가뜨립니다. 그러면 만성콩팥병은 물론, 고혈압, 심혈관-뇌혈관 질환, 골다공증 등의 발생 위험이 증가합니다.

몸과 사는 땅이 하나라는 뜻으로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을 쓰곤 합니다. 이보다는 몸과 우주가 하나라는 ‘신우주불이(身宇宙不二)’, 줄여서 ‘신우불이(身宇不二)’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이는 인간의 몸은 구성물질에서 특정 성분을 더 많이 보태거나 빼지 않는 것이 기본이라는 뜻입니다. 산소는 필요하지만 너무 많으면 생명체에 독이 되듯이, 나트륨도 필요하지만 너무 많으면 독이 됩니다.

우주에서 지구로 왔던 나트륨이 든 식물과 그 식물을 먹은 동물만 먹고도 인간은 수백만 년 동안 생존해왔습니다.

따로 소금을 먹지 않았던 구석기인들은 식물의 열매와 뿌리, 생선과 조개, 짐승의 고기 등을 통해 하루에 나트륨 690mg(소금 환산 1.7g)을 섭취했습니다. 이것도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하루 나트륨 섭취량 300mg의 두 배나 됩니다.

그런데 현대 한국인은 하루에 약 4,000mg의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구석기인의 약 5.8배에 이릅니다.

우리는 나트륨을 몸 안으로 쏟아붓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초래하는 폐해에 대해서는 외면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