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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신부전으로 혈액 투석을 받던 50대 K씨. 오랜 기다림 끝에 콩팥 기증자가 나타나 이식 수술을 받았고, 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끝났습니다.

혈액 투석하느라 마음 놓고 여행 한 번 못했던 K씨를 위로 겸 축하하기 위해 친구들이 그를 인천의 바닷가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먹은 해산물이 큰 화를 부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K씨와 친구들은 심한 장염에 걸렸습니다.

친구들은 하루~이틀 만에 회복했지만 이식받은 콩팥이 급격하게 나빠진 K씨는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까지 받았으나 세상을 떠났습니다.

콩팥이나 간 등을 이식받으면 면역억제제를 오랫동안 먹으면서 살아야 합니다.

인위적으로 면역을 낮춰놓기 때문에 꼼꼼하게 건강을 관리해야 합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에 의한 전염병에 걸려도 자칫하면 치명적인 상태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이식 수술을 받은 뒤에 약 복용, 정기적인 진료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술-담배를 하다가 다시 이식받은 콩팥이 나빠져 투석을 받거나 재이식 수술을 받는 사례들도 있습니다. K씨처럼 생명을 잃기도 합니다.

이식 수술을 받지는 않았더라도 만성콩팥병이나 만성 간 질환, 당뇨병 등을 앓는 사람들도 식중독, 장염 등을 특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의료진들도 이런 분들에게 생선회나 익히지 않는 해산물, 육회나 육사시미 등 익히지 않은 생고기는 드시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기생충 감염 위험도 있습니다만, 식중독이나 장염 등에 의한 탈수증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흔히 배탈이라고 하면 복통과 설사 정도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심한 설사는 중증 탈수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심한 탈수는 근육경련, 식은땀, 혈압 저하, 쇼크나 혼수 등의 다양한 증상을 나타냅니다. 또한 심한 저혈압으로 인한 급성신부전까지 일으키기도 합니다.

설사로 인한 탈수 증상이 나타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입니다.

“설사할 때 물 마시면 설사가 더 나는 것 같은데 왜 물을 마시라고 하냐”라고 묻기도 합니다만, 그래도 마셔야 합니다.

의학적 처치를 받을 수 없는 설사 환자에게 물을 먹이는 것만으로도 뚜렷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연구로도 밝혀져 있습니다.

이온 음료나 스포츠음료도 권장됩니다. 이온 음료가 없을 때는 물에 설탕 두 숟가락, 소금 한 숟가락(차 숟가락 기준) 타서 마셔도 됩니다.

다만 탈수 증상이 심해 쇼크에 빠진 사람에게 물이나 음료를 먹이다가 폐로 들어가면 흡인성 폐렴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설사가 날 때마다 병원에 갈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탈수가 심하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병원에 가는 편이 좋습니다.

-혈압이 뚝 떨어졌다.

-맥박이 무척 빠르다.

-소변 색깔이 매우 진하다

-소변 횟수가 평소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갈증이 극심하다.

탈수로 인한 심한 저혈압이 급성신부전을 초래하는 것을 ‘콩팥의 실패가 생명의 성공’이라고도 설명합니다.

몸 안의 수분이 너무 부족해지면 콩팥이 기능을 중단함으로써 물(소변)과 소금을 아예 내보내지 않는 것입니다. 비록 콩팥은 나빠지더라도 생명을 위태롭지 않게 하는 인체의 신비입니다.

장염은 누구나 조심해야 합니다만, 특히 고령자, 만성콩팥병 환자, 만성 간 질환, 당뇨병 환자는 더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