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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간 하루 세끼 맥도날드만 먹은 미 남성, 의외의 결과’.

얼마 전 보도된 언론 기사의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미국인 케빈 맥기니스(56)씨는 100일간 하루 세끼를 햄버거, 감자튀김, 머핀, 사과파이 등 모두 맥도날드 메뉴만 먹은 결과, 도전하기 전 107.9kg이었던 체중이 81.4kg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중성지방과 나쁜 콜레스테롤, 혈당도 개선됐습니다.

패스트푸드는 ‘쓰레기 같은 음식’이란 뜻으로 ‘정크 푸드’라고도 불립니다. 칼로리는 무척 높으면서, 영양은 부족하고 나트륨 함량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의 하나인 햄버거의 건강 유해성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오랫동안 이어져 왔습니다. 20여 년 전 체중 180kg이던 청소년 등 18명이 맥도날드를 대상으로 햄버거 때문에 비만이 됐다면서 고발한 ‘햄버거 소송’이 있었습니다.

매끼 식사 때마다 맥도날드를 찾았다가 고도 비만이 됐다고 주장하는 10대 청소년 2명의 이야기를 다룬 ‘슈퍼사이즈 미(Supersize Me)’라는 영화도 2004년에 개봉됐습니다.

쓰레기 같은 음식인 패스트푸드를 100일이나 먹었는데, 왜 몸이 엉망이 되기는커녕 눈에 띄게 좋아졌을까요? 그는 도전 중에 특별히 운동하지 않았고, 영양 보충제를 먹지도 않았습니다.

맥기니스씨의 ‘100일 맥도날드 챌린지’ 세부 내용에 답이 있습니다.

그는 하루 세끼를 햄버거를 포함한 맥도날드 메뉴로 먹되, 식사량을 절반으로 줄였고 탄산음료나 술을 전혀 먹지 않았습니다.

맥기니스씨 도전의 핵심은 ‘패스트 푸드 먹기’가 아닌, ‘칼로리 절반 줄이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맥기니스씨의 도전은 음식에 대해 갖는 흔한 착각을 일깨워주는 사례입니다.

과체중-비만에 시달리는 현대인 중에 지방이란 말만 들어도 손사래를 치는 사람이 꽤 있습니다. 지방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영양소의 하나인데도 말입니다.

지방은 잘못이 없습니다.

지방을 과잉 섭취하거나,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어 몸 안에 과도하게 지방이 축적되도록 한 사람의 잘못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지방을 비난합니다.

특별한 다이어트 식품은 없습니다. 다이어트의 핵심은 칼로리 조절입니다.

햄버거를 먹더라도 하루 먹는 칼로리를 2,000kcal 정도로 조절한다면 살이 찌지 않으며 오히려 체중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매일 3,000~4,000kcal씩 먹는다면 과체중-비만에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각종 만성질환이 찾아올 것입니다.

칼로리를 과잉 섭취하더라도 하루 2~3시간씩 고강도 운동으로 칼로리를 소모할 수만 있다면 체중 문제는 없을 것이며,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운동선수들은 하루 5,000~6,000kcal를 섭취하기도 하는데, 이들의 몸매를 보면 탄탄한 근육에 군살 하나 없습니다. 운동을 워낙 많이 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일반인이 운동으로 하루 2,000~3,000kcal를 소모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음식으로 섭취하는 칼로리를 조절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만약 아침을 굶고 출근한 30대 여성이 점심에 햄버거 1개(619kcal), 감자튀김(285kcal), 콜라 한잔(150kcal)을 먹었다면 한 끼 섭취 칼로리가 1,054kcal입니다.

30대 여성의 하루 칼로리 섭취 권장량은 1,900kcal입니다. 그가 저녁 식사 때 섭취할 수 있는 칼로리 여분이 846kcal에 불과합니다. 밥 한 공기에 반찬 몇 개만 추가로 먹어도 이에 도달할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 저녁 치킨 안주에 맥주를 마셨다면 그의 하루 전체 섭취 칼로리는 2,500~3,000kcal를 넘어설 것입니다. 다음 날, 그는 부은 얼굴과 늘어난 듯한 뱃살 때문에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출근길에 오를 수도 있습니다.

햄버거나 감자튀김, 콜라에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하루 섭취해야 할 칼로리 통제선을 지키지 못한 사람이 유죄입니다. 소금-지방-설탕도 섭취량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만 있다면 죄를 물을 수는 없습니다.

한 때 “삼겹살은 살 안 쪄, 살은 내가 쪄”라는 코믹한 광고문구도 있었습니다.

맥기니스씨의 도전을 따라 하시는 분은 없기를 바랍니다.

100일 정도 비교적 짧은 기간이라면 패스트푸드를 먹을 수 있겠지만, 장기간 또는 상습적으로 패스트푸드를 즐기다가는 영양 불균형, 나트륨 섭취 과다로 인한 각종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에 왕도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