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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죽음의 감기약...전 세계 어린이 300명 사망’이란 안타까운 제목의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7개 나라에서 원인 불명의 어린이 사망 사고가 잇따라 조사를 했더니 감기 시럽에 든 유해 물질 때문이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망의 원인이 된 유해 물질은 에틸렌글리콜이라는 성분이었습니다. 이는 자동차의 부동액으로 널리 사용되는 물질입니다.

에틸렌글리콜은 달콤한 맛을 내는 특성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먹기 좋게 약을 만들기 위해 가격이 저렴한 이 성분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뉴스는 전하고 있습니다.

이 물질이 체내에 들어가면 콩팥이나 간을 망가뜨리고, 중추신경계 손상을 불러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사망한 어린이들도 감기 시럽을 복용한 뒤 3~5일 만에 콩팥 이상을 일으켰고 상태가 악화해 사망했다고 전해집니다.

에틸렌글리콜은 아주 조금만 먹어도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자동차 부동액을 마시고 실려 온 환자들의 콩팥 손상 사례들도 학계에 보고돼 있습니다. 자동차 정비소에서 종이컵에 든 부동액을 음료수로 착각해 마신 경우도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소독약이나 공업용으로 사용되는 메탄올을 마시고 실명, 급성신부전, 대사성 산증 등의 중증 부작용을 겪거나 사망한 사례들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술을 살 돈이 없는 사람들이 약국에서 메탄올을 구입해 물에 타 마시고 치명적인 부작용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소독약에도 메탄올이 아닌 에탄올을 넣기 때문에 고의 또는 과실로 메탄올이 든 소독약을 마셔 문제가 되는 사람은 거의 없어졌습니다.

일상에서 잘못 마시는 액체 중에는 구강청결제도 있습니다.

가글링을 하려고 컵에 따라둔 구강청결제를 색깔이 비슷한 이온 음료로 착각해 마시는 경우입니다. 구강청결제는 입에 넣는 액체이므로 불소, 에탄올 등이 들어있으나 아주 위험한 물질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다만 과도하게 많이 마시면 메스꺼움이나 구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술 마신 날 습관처럼 먹는 위장약도 일종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라니티딘이란 성분인데 ‘잔탁’ ‘큐란’ 등의 상품명으로도 익숙합니다. 지난 2019년 발암 성분이 미량 검출됐다는 논란이 벌어져 사용이 제한되기도 했습니다.

이 성분은 콩팥에 영향을 미칩니다. 몸 안에서 단백질을 대사한 뒤에는 부산물을 콩팥을 통해 소변과 함께 배출합니다. 대표적인 단백질 부산물이 크레아티닌입니다. 이는 혈액 속에도 있다가 콩팥에서 걸러지므로 소변에서도 검출됩니다. 혈액과 소변 속의 크레아티닌 비율을 측정하면 콩팥의 기능, 즉 사구체여과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라니티딘 성분의 약물은 콩팥에서 크레아티닌이 배설되는 것을 부분적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라니티딘 성분의 약을 먹은 뒤에 사구체여과율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이를 빨리 확인하고 약 복용을 중단하면 대부분 사구체여과율이 회복하므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를 자주 반복하면 간질성 신장염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술 마신 뒤에 쓰린 속을 편하게 해준다면서 제산제나 술 깨는 음료, 소화제 등을 습관적으로 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조심해야 합니다.

컵라면에 물이 아니라 부동액을 넣고 먹은 뒤에 사망한 사례가 있었다고 말하면 “설마 그런 일이 있었을까?”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병원 응급실에서는 이보다도 더 어이없고, 황당한 사례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분들이 무지해서 그런 일을 겪지는 않았습니다. 사람은 늘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집이나 사무실, 공장 등에서 음료가 아닌 공업용 또는 유해한 성분의 액체를 종이컵, 머그잔, 빈 생수병 등에 넣으면 안 됩니다.

넣은 사람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무심코 마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린이나 유아가 있는 집에서는 더 조심해야 합니다. 일상의 작은 실수나 행동도 심각한 건강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