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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증(고지혈증)은 3대 만성질환으로 꼽힙니다.

이 세 가지 질환을 진단받고 약물 복용이나 식이요법 등으로 치료받는 국내 환자는 1,000만 명을 넘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2021년)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가 가장 많았고(701만8,000여 명), 이어서 당뇨병(353만7,000여 명), 고지혈증(259만7,000여 명) 순이었습니다.

그런데 5년간(2017~2021년) 증가율은 고지혈증(38%)-당뇨병(24.3%)-고혈압(16.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지혈증의 증가 추세가 단연 1위일 정도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2021년 국민건강 영양조사에서도 확인됩니다. 이에 따르면 고콜레스테롤증 유병률은 남성 21.5%로 전년보다 1.3% 포인트 증가했고, 여성은 20.3%로 1.5% 포인트 늘었습니다.

특히 전년 대비 고콜레스테롤증 증가율에서 50대는 남성 7%, 여성 6.6%로 ‘폭증’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료실에서도 혈액검사에서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이 매우 높은 환자들을 보는 것은 일상화됐다고 할 정도 흔합니다.

이같은 고콜레스테롤증 증가의 원인은 비만, 육류와 가공식품 섭취 증가, 운동 부족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채식 중심의 식단에서 요즘은 고기 등 기름진 음식을 먹을 기회가 늘었고, 비만 인구도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졌습니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들이 늘고 있음에도 아직 고혈압이나 당뇨병에 비해 고콜레스테롤증 치료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이 때문에 환자들에게 콜레스테롤이 높아 약물 복용이 필요하다고 말해도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곤 합니다.

이들은 “우선 체중을 줄여보고 그래도 높으면 약을 먹겠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체중감량에 성공하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또 다른 변수도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고 주장하는 건강식품(식이 보충제)을 복용하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마늘이나 계피, 강황 등이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일부는 보충제 형태로 팔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건강식품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까요?

최근 미국심장학회 저널에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고 알려진 생선 기름, 계피, 마늘, 강황, 식물성 스테롤, 홍국 등 6가지 식이 보충제와 전문 치료약(스타틴)의 효과를 비교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연구팀은 나쁜 콜레스테롤(LDL콜레스테롤)이 70~189mg/dL인 40~75세 성인 199명에게 1~28일 동안 6가지 식이보충제와 위약(僞藥), 스타틴 등을 먹게 한 뒤 변화를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스타틴 복용자의 37.9%가 LDL콜레스테롤이 감소했으나, 보충제나 위약을 먹은 사람들은 별 변화가 없었습니다. 또 스타틴은 중성지방을 19% 줄였으나 보충제와 위약 복용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특히 식물성 스테롤 복용자는 위약 복용자에 비해 좋은(HDL) 콜레스테롤이 오히려 감소했고, 마늘 보충제 복용자는 나쁜 콜레스테롤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홍국이나 식물성 스테롤 등의 식이 보충제가 LDL콜레스테롤을 낮춘다는 일부 연구가 있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콜레스테롤을 낮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의 의미는 심혈관 건강을 위해서는 식이 보충제에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음식을 통해 적절한 영양소를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도 잘 조절되지 않으면 의사와 상의해 스타틴을 복용하는 것이 심장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뜻도 됩니다.

28일간의 연구로 단정하기는 이릅니다만, 치료 약만큼 콜레스테롤을 개선해주는 식이 보충제나 식품은 없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입니다.

중장년층들은 이미 혈압약 등을 먹고 있을 확률이 높고, 그 상태에서 추가로 콜레스테롤약(스타틴)을 먹으라는 말이 부담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범위를 벗어난 콜레스테롤을 오래 놔두면 동맥경화증,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는 것은 여러 연구로 증명돼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이 너무 높다면 이를 낮추기 위한 적극적인 ‘실천’에 빨리 나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