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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맛이 꿀맛인 사람에게 찾아오는 불청객’이란 제목의 지난 <건강 편지>에서 중성지방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에 대해 한 독자께서 “중성지방이 높으면 약을 먹으면 되지 않나요?”라는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증 등 만성질환으로 약을 복용 중이라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중성지방이 높아 약을 먹는다는 사례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성지방도 약물 치료가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고혈압이나 고콜레스테롤증처럼 흔하지 않습니다.

중성지방이 높으면서 콜레스테롤(총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도 높을 때는 스타틴계 약물이 사용이 고려됩니다. 스타틴계 약물을 복용하면 콜레스테롤뿐 아니라 중성지방도 함께 떨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들은 스타틴 복용만으로 중성지방까지 낮추어주므로 따로 중성지방 치료제를 쓸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스타틴을 복용해도 중성지방 수치가 낮아지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별도의 약물 치료가 검토됩니다. 중성지방 치료 약물로는 △파이브레이트계 △나이아신(니코틴산 또는 비타민B₃) △오메가-3 등이 있습니다.

파이브레이트 성분 약물은 스타틴과 함께 복용하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습니다.

나이아신은 HDL콜레스테롤을 높이고,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하지만 파이브레이트, 나이아신은 흔히 처방되진 않습니다. 약효와 부작용 등에 대한 논란이 다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오메가-3는 몸 안에서 지방 생성을 억제하고 분해를 촉진함으로써 혈액 속 중성지방을 낮춥니다. 오메가-3을 하루 4g 이상 섭취하면 중성지방을 25~30% 감소시킨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오메가-3 역시 널리 쓰이지는 않으며, 제한적으로만 사용합니다.

따라서 중성지방이 높으면 약물보다는 식사요법이나 운동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다음 수칙을 권고합니다.

첫째 밥, 빵, 떡, 국수 등의 과식은 금물입니다.

K씨는 마트에서 산 카스텔라 한 박스(12개 들이)를 3~4일 만에 먹습니다. 밥 먹기 전 ‘식전 빵’이나 밥 먹은 뒤 ‘후식’으로 먹습니다.

그는 콜레스테롤 치료제(스타틴)를 먹고 있습니다만, 중성지방은 180mg/dL로 정상 수치 상한선(155mg/dL)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둘째 과자, 탄산음료 등 액상과당이 많은 식품 섭취에 주의해야 합니다.

가공식품의 단맛을 내기 위해서 ‘고과당 옥수수 시럽(HFCS)’을 첨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옥수수 녹말을 효소로 처리해 과당 비율을 높인 이 시럽은 비교적 값이 싸면서도 단맛이 강해 과자, 탄산음료, 빵 등을 만들 때 많이 쓰입니다. ‘달콤한 맛’의 핵심입니다만,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는 주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셋째 고기 먹은 뒤에 후식으로 먹는 식사량을 잘 조절해야 합니다.

연말연시 술자리, 회식 등이 많을 때입니다. 술과 고기를 먹은 뒤 된장찌개에 밥이나 누룽지, 잔치국수, 냉면 등의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중식당에서 요리를 먹은 뒤에 짜장면이나 짬뽕, 볶음밥으로 마무리하기도 합니다.

고기나 요리로 많은 열량을 섭취한 뒤에 먹는 탄수화물 식사는 중성지방 증가를 초래합니다.

특히 중성지방이 높은 분들은 고기를 먹은 뒤 밥, 국수, 누룽지, 짜장면, 짬뽕 등을 생략하시기를 권하며, 꼭 드셔야 한다면 양을 최소화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고기에 이어 밥, 누룽지를 드셨다면 평소보다 더 많이 걷는 등 운동 시간을 더 늘리시기를 바랍니다.

넷째 의사가 치료 목적으로 처방한 경우가 아닌데도 건강증진을 위해 오메가-3 제품을 드시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오메가-3 보충제보다는 오메가-3와 항산화 성분이 함께 들어 있는 생선, 식물성 기름 등의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