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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가장 많이 섭취하는 사람과 가장 적게 섭취하는 사람의 소금 섭취량은 얼마나 될까요?

먼저 2022년 5월 소금 섭취량 최고는 24.7g을 기록한 30대 P씨였습니다. 이분은 신증후군 환자입니다.

만성콩팥병의 진단 기준은 사구체여과율(eGFR)이 60mL/분 미만인 상태 또는 단백뇨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입니다. 사구체여과율 저하나 단백뇨 중 하나만 있어도 만성콩팥병으로 진단합니다. 사구체여과율은 정상이라도 단백뇨가 나올 수 있는데 이것도 만성콩팥병이라는 뜻입니다.

흔히 단백뇨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만, 단백질의 하나인 알부민을 측정한 ‘알부민뇨’를 사용할 때도 있습니다.

일반인도 소변으로 알부민을 소량 배출하는데, 하루 알부민 배출량이 30mg/g 미만이면 정상입니다. 이 수치가 하루 30~300mg/g이면 ‘중증도 알부민뇨’, 하루 300mg/g을 넘으면 ‘심각한 알부민뇨’입니다.

처음 진료를 받으러 왔을 때 P씨의 하루 알부민 배출량은 무려 30,000mg/g이나 됐습니다. 심각한 알부민뇨 판단 기준 300mg/g의 100배나 되는 엄청난 양이었습니다. 그의 콩팥을 통해 알부민이 하루 30g이나 술술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그의 병명은 ‘신증후군’입니다.

다행히 약물 치료 등을 통해 그의 알부민뇨는 정상으로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생활 습관은 개선되지 않았고, 식습관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습니다.

P씨는 하루 소금 섭취량이 환자 평균의 2.6배나 될 뿐 아니라, 단백질 섭취량도 100g을 넘습니다. 그는 무척 짜고 양도 많은 음식을 매일 먹습니다.

하루 소금 섭취량이 가장 적은 사람은 20대 C씨입니다. 20대 초반에 만성콩팥병 진단을 받은 그는 식단을 철저하게 관리하는데, 하루 소금 섭취량은 3.6g에 불과합니다. 이는 환자 평균의 38%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의 식단에는 김치, 깍두기 등은 아예 없습니다. 통조림, 햄, 소시지와 같은 가공 음식도 없습니다.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도 먹지 않습니다. 탄산음료도 입에 대지 않습니다.

C씨는 몇 년 전 사구체여과율이 30~40mL/분 수준까지 떨어진 적도 있었습니다만, 철저한 싱겁게 먹기 실천과 약물 복용, 운동 등에 힘입어 지금은 100mL/분 이상으로 좋아졌고,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C씨처럼 서울K내과 환자 중에는 하루 소금 섭취량이 2~3g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거의 ‘넘사벽’ 수준이라고 할만합니다.

서울K내과 환자 중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기준인 하루 5g 미만으로 소금을 섭취하는 사람은 약 8.5%나 됩니다. 이는 서울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2020년)에서 5g 미만인 사람의 비율 2.6%보다 훨씬 많습니다.

만성콩팥병 환자들이 많고, 싱겁게 먹으라는 교육을 반복해서 받았기 때문에 이런 차이를 보였다고 풀이됩니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12g 안팎입니다. 이는 평균이며 마음 놓고 먹는다면 하루 20g을 훌쩍 넘습니다.

중학생 K군. 맞벌이인 부모가 출근한 뒤에 깨서 혼자 아침 식사하고 등교합니다.

아침 메뉴는 라면에 밥 한 공기를 말아먹는 것입니다. 점심은 학교 급식을 먹고, 하교하고 집에 돌아오면 배가 고픕니다. 간식으로는 생라면에 스프를 뿌려 부셔서 먹습니다. 그리고 저녁 늦게 퇴근한 부모와 저녁 식사를 합니다.

이렇게 먹는 K군의 하루 소금 섭취량은 20g을 넘습니다. 먹는 음식 종류가 단조로운 K군의 식단만으로도 하루 소금 섭취량이 20g을 넘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30대 P씨와 20대 C씨는 콩팥에 질환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만, 하루 소금 섭취량은 6.7배나 차이가 납니다.

두 사람의 소금 섭취량이 이대로 이어진다면, C씨는 이른 나이에 만성콩팥병에 걸렸으나 친구들만큼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30대 P씨는 신장 투석이나 이식수술, 또는 심각한 심-뇌혈관 질환을 겪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두 사람이 콩팥병 환자여서 “나와는 무관한 일이야”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혹시 계실까요?

당신이 과도하게 소금을 먹고 있다면 머지않아 콩팥병 환자의 대열에 들어오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