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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건강 편지>에서 ‘웰이팅(또는 eatwell)’의 중요성을 말씀드렸습니다만, 막상 실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수도 있습니다.

웰이팅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영국 보건부(NHS)의 ‘잘 먹기 가이드(The eatwell guide)’를 소개합니다. 이는 ‘지중해 식단’ ‘하버드 헬시 다이어트’와도 꽤 비슷합니다.

잘 먹기 가이드의 핵심은 ‘균형 잡힌 식단’입니다. 다양한 음식을 적절한 비율로 섭취하고 적당한 양의 음식과 음료를 먹는 것이 적정 체중 유지와 건강에 필수적이라고 본다는 뜻입니다.

이를 위한 실천법으로 6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첫째 과일과 채소를 하루에 각각 5가지 이상 드십시오. 과일 5종, 채소 5종입니다.

한 끼에 5가지를 다 먹기는 힘들지만, 세 끼에 나눠서 먹으면 실천 가능합니다. 신선한 채소가 바람직하지만, 통조림이나 냉동 또는 건조한 과일을 포함할 수도 있습니다. 과일이나 채소를 먹기 어려우면 주스가 대신할 수 있습니다.

둘째 쌀밥, 빵, 감자, 파스타 등 섬유질이 많은 탄수화물 중심의 기본 식사를 하십시오.

탄수화물은 전체 음식의 1/3이상을 차지해야 합니다. 즉 탄수화물이 식사의 기본이 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요즘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등의 다이어트 법들이 유행하고 있습니다만, 탄수화물 섭취를 너무 줄이면 다이어트 효과를 얻기도 전에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탄수화물은 흰쌀밥이나 밀가루로 만든 빵보다는 현미밥, 통밀빵, 잡곡빵 등을 먹는 것이 섬유질 섭취에 유리합니다. 현미나 잡곡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합니다. 감자는 탄수화물뿐 아니라 섬유질과 비타민의 좋은 공급원입니다.

셋째 우유와 유제품을 드십시오.

우유와 치즈, 요구르트 등의 유제품은 좋은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또 칼슘 등 다른 영양소들도 많이 들어 있습니다. 일반 우유보다 지방 1% 미만의 저지방 또는 탈지 우유가 바람직합니다. 요구르트는 저당 요구르트를 권합니다. 두유도 우유의 대체 식품이 될 수 있습니다.

넷째 콩, 생선, 계란, 고기를 드십시오.

콩 종류는 지방은 적고 단백질, 섬유질,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합니다. 생선은 단백질이 많을 뿐 아니라, 오메가-3 등 좋은 지방도 풍부합니다. 일주일에 2회 이상 생선을 드십시오. 생선 통조림이나 절인 생선, 훈제 생선은 소금이 너무 많으므로 권장하지 않습니다.

계란은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입니다만, 콜레스테롤이 높은 분은 하루 1개 정도로 조절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고기는 육류(소고기, 돼지고기 등)와 가금류(닭고기, 오리고기 등)로 나눌 수 있는데, 육류는 포화지방 과다 섭취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최대한 적게, 그리고 껍질이 없는 고기를 먹어야 합니다. 가금류는 육류보다 포화지방의 함량이 훨씬 적습니다.

육류를 가공한 베이컨, 햄, 소시지 등은 섭취를 삼가야 합니다.

견과류는 단백질과 섬유질 섭취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지방도 많으므로 하루 한 줌 이하로 드십시오.

다섯째 불포화 지방을 섭취하십시오. 불포화 지방은 식물성 기름이나 생선 기름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여섯째 물은 충분히 섭취하고, 소금-지방-설탕이 든 음식은 멀리하십시오.

지방(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콜레스테롤이 증가해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합니다. 설탕은 비만 위험을 높이며, 소금은 고혈압, 심-뇌혈관 질환, 골다공증, 만성콩팥병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이 6가지 실천만큼 중요한 게 식사량입니다.

아무리 골고루 먹는다고 해도 엄청나게 많은 양을 먹는다면 결코 ‘웰이팅’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식탁은 여러 그릇에 담겨 있어 먹는 양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만, 한 끼 식사의 총량은 두 손을 모았을 때 들어가는 양을 넘어서면 안 됩니다. 납작한 접시의 지름이 22cm 이하에 담을 수 있는 정도의 양입니다.

영국인의 ‘잘 먹는 법’이라 우리의 식문화와는 약간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만,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식사하는 분들이 늘고 있어서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또한 우리 식탁에서도 염장식품, 발효식품 등의 비중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참고할만합니다. ‘웰이팅’을 실천하면 더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