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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성권 박사의 건강편지 - 280
작성일자 2022-05-11
‘밥도둑’이 내 건강을 훔쳐 간다고?


‘밥도둑’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모르는 사이에 밥을 도둑맞은 기분이 들게 하는 반찬’이란 뜻으로 흔히 사용됩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간장게장, 양념게장, 젓갈, 장아찌류, 특산 김치’ 등의 연관어가 검색됩니다.

이들 반찬을 곁들여 밥을 먹으면 실제로도 눈깜짝일 사이에 한 공기를 비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밥이 도둑맞은 듯이 줄었을까요?

주된 이유는 밥도둑에 많이 든 소금 때문이고, 매운맛과 향신료의 강한 맛도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음식의 진미도 있겠지만, 주로 짜고 맵고 강한 맛 때문에 밥을 많이 먹게 되니 밥도둑이라는 말이 붙었다고 봅니다.

밥을 주식(主食)으로 하는 한국이나 일본 등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밥을 먹는 데 도움을 주는 반찬들이 발달했습니다.

특히 가뭄이나 홍수, 태풍 등으로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장아찌, 젓갈, 김치, 단무지 등은 밥을 먹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과거 먹을 게 부족해 섭취 칼로리도 많지 않았고, 몸을 많이 움직였던 시절에 이들 음식은 생존의 한 수단이 되었고, 건강에도 큰 부담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칼로리와 소금 섭취가 과잉인 현대인들에게 밥도둑은 전혀 다른 의미가 되고 있습니다.

밥도둑의 큰 문제점은 소금과 탄수화물 과다섭취를 부른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밥도둑의 하나인 간장게장(250g)의 나트륨 함량은 3,220mg으로 일상에서 먹는 음식 중에서 1위 짬뽕(1,000g)의 4,000mg에 이어 2위입니다.

그뿐 아니라 젓갈이나 장아찌류도 그 안에 든 소금 섭취량이 많고 밥까지 많이 먹게 합니다. 밥 외에는 먹을 게 귀하던 시절이라면 모를까 먹을 게 넘치는 요즘은 비만이나 고혈압, 고중성지방혈증 등의 문제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 때문에 밥도둑을 ‘경계’해야 합니다. 대안이 있을까요?

<건강 편지>를 오래 읽어오신 독자들께서는 건강에 좋은 ‘지중해 식단’ ‘대시(DASH) 다이어트’ ‘하버드 건강 식단’ 등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각각에 약간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충분한 채소와 과일, 견과류, 생선 단백질, 통곡물, 식물성 기름을 넉넉하게 먹는 것을 공통점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중의 하나인 하버드 건강 식단(Harvard Healthy Diet)을 살펴보겠습니다.

한 끼 식사를 접시에 담을 때 우선 절반을 채소와 과일로 채웁니다. 그리고 남은 절반을 다시 1/2로 나눠 각각 통곡물과 단백질(생선, 콩, 유제품 등)로 채우면 됩니다. 그 외에는 식물성 기름과 물을 챙겨 먹으면 됩니다.

하버드 건강 식단은 수많은 건강 식단 중에서 베스트로 추천됩니다.

하지만 한국의 전통 식단과 달라 피부에 잘 와닿지 않는다는 분들에게 사례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악기인 내 몸 위해 음식에 소금-설탕은 안 넣는다”라고 밝혔습니다.

‘풀 먹는 성악가’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하루 두 끼를 먹는다고 합니다.

아침 식단은 미지근한 물 한잔, 블루베리, 모차렐라 치즈를 올려 살짝 구운 잡곡빵에 아보카도와 브라질너트라고 합니다.

점심 겸 저녁은 빵, 찐 감자, 고구마, 야채 샐러드, 양배추, 바나나, 키위, 토마토 등 천연색 과일과 야채에 아몬드 등으로 이뤄집니다. 종종 올리브기름, 발사믹 식초, 요구르트 등도 곁들인다고 합니다. 생선과 두부, 달걀은 먹지만 소금과 설탕은 일절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조수미씨의 식단이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대로 따라하기도 쉽지는 않습니다. 다만 하버드 건강 식단에 가까운 그의 식단은 참고할만하다고 봅니다.

이 글을 읽고 “전통음식은 나쁘고, 외국 음식만 좋다는 거냐?”고 오해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한식은 채소와 식물성 기름 섭취의 비중이 높은 편이라 좋은 식단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흰쌀밥보다는 잡곡밥이나 현미밥을 드시되, 먹는 양도 조금 줄여 탄수화물 과다섭취는 피해야 합니다. 또 가공식품이나 붉은 고기 섭취도 최대한 적게 해야 합니다.

아울러 소금, 지방, 설탕 섭취도 줄여야 합니다. 밥도둑을 너무 가까이하시다가는 건강을 도둑맞을 수 있습니다.

그 대신, 과일, 두부, 생선, 유제품, 견과류 등을 챙겨 드시는 식습관은 건강을 지켜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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