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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성권 박사의 건강편지 - 279
작성일자 2022-05-02
‘신장 장애’ 증가, 심상치 않다


얼마 전 장애인의 날(4월20일) 정부 발표 자료에 눈에 띄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2021년 신규 등록된 장애인은 8만6,957명이었는데, 이 중 신장 장애인이 네 번째로 많은 8,948명(10.3%)이나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1~3위는 청각 장애, 지체 장애, 뇌 병변 장애였습니다.

신장 장애는 신장 투석(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이나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것을 말합니다.

신장 장애 증가에 주목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할 때 지체 장애는 52.3%에서 45.1%로 감소했으나, 청각(10.4%→15.6%), 발달(7.3%→9.6%), 신장(2.4%→3.9%) 장애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9년 국내 신장 투석 환자는 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투석 환자의 5% 이상이 매년 새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증가세는 앞으로 더 가팔라질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당뇨병, 고혈압 환자의 급증입니다.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 고령은 만성콩팥병의 주요 원인입니다. 만성콩팥병 진단 기준은 3개월 이상 사구체여과율이 60mL/분 미만이거나, 단백뇨가 나올 때입니다.

국내 35세 이상 인구의 만성콩팥병 유병률은 13.7%로 성인 7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합니다.

이미 만성콩팥병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만성콩팥병의 원인 질환인 당뇨병, 고혈압 환자의 증가 현상까지 더하면 앞으로 신장 장애인 급증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습니다.

예방법은 없을까요?

두 가지에 집중해야 합니다.

첫째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 예방-치료입니다. 이를 위해 중점을 두어야 할 부분이 비만 예방입니다.

앞선 <건강 편지>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만, ‘운동’과 ‘적정 체중 유지’는 ‘금연’ ‘절주’ ‘건강한 식단’과 함께 건강과 장수의 필수 요건입니다.

코로나19(COVID-19)의 영향으로 비만 인구가 늘고 있다는 조사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습니다.

전체 비만 인구도 문제지만, 특히 10대 청소년과 30~40대 비만 인구 급증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 비만 환자의 연령대별 비율이 1위 30대(22.1%), 2위 40대(21.6%)였는데, 3위에 10대(14.8%)가 올랐습니다. 또 2017년과 비교할 때 비만 인구가 30대는 59.8%, 40대는 80.4% 증가했습니다.

심평원은 그 이유로 인스턴트 또는 배달 음식 섭취는 증가한 반면, 신체 활동 감소율은 52.6%에 달했기 때문으로 설명했습니다.

젊은 층의 비만 인구는 10~20년 뒤 당뇨병-고혈압, 그리고 10~20년 뒤에는 만성콩팥병을 거쳐 만성신부전 환자로 옮겨갈 확률이 높습니다. 신장 장애인의 ‘예비 인구’가 넘치고 있다는 뜻입니다.

둘째는 만성콩팥병의 치료와 관리입니다. 사구체 여과율이 15mL/분 미만으로 떨어지면 신장 투석이나 신장 이식수술을 받지 않으면 생존이 힘든 ‘말기신부전’이 됩니다.

따라서 만성콩팥병을 진단받은 사람들이 말기신부전 상태로 악화하지 않도록 집중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약물, 운동, 식사 요법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의 철저한 약물 복용과 규칙적인 운동도 기본입니다.

싱겁게 먹기는 반드시 실천해야 하며, 필요하면 단백질, 칼륨과 인 섭취 제한 등 식사 요법도 해야 합니다.

만성콩팥병이 있지만 싱겁게 먹기, 약물 복용, 운동 등을 잘 실천한 덕분에 투석을 받아야 할 만큼 콩팥이 나빠지지 않은 사례도 많습니다.

국제질병부담(GBD) 연구는 2040년 한국을 포함한 ‘고소득 아시아 태평양국가’에서 만성콩팥병이 수명 단축 원인 5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 적이 있습니다.

연구가 진행됐던 2016년 무렵에는 “예측이 정확하냐”는 등의 반론도 있었습니다만, 6년이 지난 지금 신장 장애 추이와 만성질환 증가, 인구고령화 등의 요인을 고려하면 만성콩팥병이 수명 단축 원인 5위에 오를 날이 오히려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싱겁게 먹기 실천은 ‘언젠가 하면 될 일’이 아니라 ‘당장 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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