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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초반 K씨는 만능 스포츠맨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젊을 때부터 여러 스포츠를 두루 즐겨왔습니다.

지금도 체력에 자신 있지만 몇 년 전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한 뒤로는 격렬한 운동은 자제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그가 ‘결정적인 사건’을 겪고 인공관절 재수술을 받았습니다.

자전거를 즐겨 타는 그는 한강 둔치 자전거길에 나갔습니다. 처음에는 여유롭게 자전거를 타고 있었는데, 사이클링 동호회 회원 무리가 그의 옆을 지나갔습니다. 사이클링 회원 중에는 여성도 몇 명 있었습니다.

나이를 먹었으나 여성들에게는 지기 싫다는 승부욕이 발동한 K씨는 그들을 따라잡으려고 페달을 밟기 시작했습니다.

1시간 여 동안 얼굴에 땀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자전거 페달을 열심히 밟으며 달렸지만, 결국 사이클링 회원들을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너무 무리하게 자전거를 탔는지 무릎에 이상이 느껴져 결국 따라잡기를 포기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뒤 심한 무릎 이상 증상을 느낀 그는 정형외과 진료에서 인공관절 손상이 확인돼 결국 재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K씨처럼 유난히 강한 ‘승부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승부욕은 남녀노소에 무관합니다만, 대체로 자수성가한 사람들에게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젊을 때부터 사업이나 직장 등에서 돋보이는 성취를 이룩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승부욕이 몸에 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생의 중요한 순간순간 승부욕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성공의 밑거름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승부욕이 강한 사람들은 스포츠에 입문해도 건강에 보탬이 되거나 취미생활 수준을 넘어 선수급 기량까지 도달하는 사례들도 많습니다. 주변 사람들도 대단하다고 추켜세우거나,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지나친 승부욕은 사업이나 직장의 위기를 초래하듯, 건강을 해치기 쉽습니다.

50대 L씨는 작년 여름 동네의원에서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았습니다. 남성호르몬에 관심도 없던 그가 느닷없이 병원을 찾게 된 계기는 친한 골프 모임 회원의 한 마디 때문입니다.

50대 후반에 들면서 골프 드라이버 비거리가 줄어 자존심이 상해 있던 그는 한 동반자가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고 골프 비거리가 늘었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고 합니다.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은 뒤 골프 비거리가 조금 증가한 것 같다고 L씨는 말했습니다.

하지만 남성호르몬 주사 이후 생긴 자신감 때문인지 그는 골프 스윙을 할 때 힘을 더 주게 되었다고 합니다. 얼마 전부터 왼쪽 팔꿈치에 통증이 생기는 등 엘보우 증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남성호르몬 덕분에 골프 비거리가 늘었는지, 아니면 다른 원인 때문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과도하게 높아진 자신감 때문에 근골격계 부상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70~80대에도 발기부전 치료제를 처방받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젊게 사시겠다는 분들의 의욕을 존중합니다. 젊고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은 좋은 현상입니다.

그럼에도 발기부전 치료제 사용은 반드시 의사의 진료와 처방을 받아야 하며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나이가 들어 심혈관, 뇌혈관 등의 건강이 전반적으로 저하된 상태에서 남성의 성적 능력만 집중적으로 높이면 그 불균형 때문에 건강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추위가 물러가고 운동하기에 좋은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겨우내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온몸이 찌뿌드드하다는 분이 많습니다. 날씨가 풀리기만 하면 야외로 나가 마음껏 뛰고 달리고 싶다는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움츠렸던 몸에 갑자기 강한 부담을 주는 운동을 하면 건강해지기도 전에 탈이 날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건강편지>에서도 몇 번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만, 격렬한 운동 후 소변색이 뻘겋게 돼 병원을 찾는 사례들이 있습니다. 근육 속의 미오글로빈이 파괴돼 소변으로 배출되는 ‘횡문근융해증’이 원인입니다.

고강도 운동이 근육 증강이나 심폐지구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만 부상 위험도 높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극한체험’은 건강을 증진하기보다는 해치기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