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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성권 박사의 건강편지 - 205
작성일자 2020-11-30
몸을 빨리 좋게 바꾸고 싶다면...<中>


지난 주 건강편지에서 A(30)씨가 한 달 여 만에 체중 8kg을 감량한 뒤 몸이 어떻게 좋아졌는지를 소개했습니다. 한 가지 더 추가해서 설명드릴 변화가 있습니다.

지방간이 개선된 것입니다. 한 달 여 전 초음파 검사에서 A씨의 간은 밝게 보이는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정상 간 조직은 초음파에서 어둡게 보이는 반면, 간에 지방이 차 있는 부분은 밝게 보입니다. 마치 소고기에 ‘마블링’이라고 하는 ‘근내 지방’이 많은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체중을 감량한 뒤 밝은 부분이 크게 줄었습니다.

콩팥으로 혈액이 유입되는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초음파 검사로 도플러 저항지수라는 것을 측정할 수 있는데, 이 지수가 높다는 것은 콩팥 혈관에 지방이 끼어 혈류 속도가 떨어졌음을 의미합니다. 체중감량 후에는 혈액이 콩팥 안으로 잘 들어가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살이 빠지는 줄 모르는 분은 아마 없으실 것입니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 즉 칼로리를 ‘적자’로 만드는 것입니다.

돈에 비유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개인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월급을 받으면 약간의 용돈을 ‘지갑’에 넣고, 생활비나 카드 값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통장에 입금합니다. 물론 미래를 위해 정기적금도 붓지요. 이런 적금은 금리가 높은 대신 약정 기한이 있어 웬만한 일이 아니면 해약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잘 관리하면 경제는 ‘흑자’가 됩니다.

용돈을 다 써버려 지갑이 비면 입출금이 자유로운 통장에서 돈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다 큰돈이 필요하면 정기적금을 해약해 쓰기도 합니다. 이는 개인이나 가정 경제의 ‘적자’를 뜻합니다.

음식을 먹으면 혈당 수치가 올라갑니다. 혈당을 높이는 당을 ‘글루코스’라고 하는데 지갑 속 현금과 비슷합니다. 혈액 속 글루코스 총량은 사탕 한 개 분량 정도인 5g에 불과하므로 금방 다 소모합니다.

이런 상태를 흔히 ‘혈당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이러면 간이나 근육 속 ‘글리코겐’을 꺼내 사용합니다. 평소에 쓰고 남는 글루코스를 간에서 글리코겐으로 바꾸어 저장해두었던 것입니다. 쓰고 남은 용돈을 자유 입출금 통장에 넣어두었다 꺼내 쓰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간과 근육 등에 저장돼 있는 글리코겐의 양은 제법 많습니다. 일상생활이나 가벼운 운동 정도를 할 때는 글리코겐으로도 충당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식사를 거르거나 격렬한 운동을 하면 글리코겐도 바닥 날 수 있습니다. 마라톤 풀코스에서 30km쯤 될 때를 가장 힘들다고 하는 ‘마의 구간’이라고 합니다. 혈중 글루코스는 물론이고, 간이나 근육 속 글리코겐까지 다 소모하는 순간입니다. 이 때 몸 안에 비상이 걸립니다.

당장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바닥나면 단단히 저장해둔 에너지인 지방을 꺼내 쓰게 됩니다. 지방은 간, 근육, 복부 등 몸 곳곳에 저장돼 있습니다. 이렇게 지방을 꺼내 쓰게 되면, 지방간도 자연스럽게 없어집니다.

마라톤을 완주하면 지방까지 소모되면서 체중이 2~3kg 가량 줄어듭니다. 마라톤을 뛸 때는 에너지 ‘공급’과 ‘사용’ 중에서 ‘사용’을 최대화해서 몸의 에너지를 ‘적자’로 만들기 때문에 체중이 감소하는 것입니다.

체중감량의 기본 원리인 ‘에너지 적자’는 쉽지 않습니다. 인간은 수백 만 년 동안 굶주림과 싸우며 생존하면서 살아남았습니다. 그래서 인체는 에너지를 잘 저장해두는 쪽으로 진화했습니다.

마라톤과 같은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체중은 하루 1.4kg 이상 빠지지 않습니다. 많이 빠졌다 싶으면 잠이 오지 않거나 배고파 견딜 수 없어 더 먹게 하거나 덜 움직이게 해서 체중을 유지하게 합니다. 이 때문에 한꺼번에 체중을 줄이는 것보다 한 달에 3.5kg 정도를 목표로 서서히 감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돼 있습니다.

요즘은 섭취한 에너지 흡수를 막고 배설되도록 해주는 다이어트 약들도 개발돼 있습니다만,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인다는 기본 원칙보다 더 효과적일 수는 없습니다.

체중감량 이론을 말씀드렸습니다만, 원리는 간단합니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서 칼로리를 ‘적자(赤字)’로 만들라는 것입니다.

돈은 많이 벌고 적게 써야 부자가 되지만, 칼로리는 적게 섭취하고 많이 써야 건강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만성질환을 가진 분들은 체중은 ‘적자’를 기록해 건강하시고, 통장에는 ‘흑자’가 쌓여 부자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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