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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성권 박사의 건강편지 - 203
작성일자 2020-11-16
왼쪽 옆으로 잠자는 자세가 좋은 경우


건강편지에서 ‘호두까기증후군’에 대해 말씀드린 드린 것을 기억하시는지요? 왼쪽 콩팥에서 나온 정맥 혈관이 ‘Y자’ 모양의 대동맥과 장간동맥 사이를 지나는 도중에 눌리면서 콩팥의 압력이 증가해 단백뇨, 혈뇨 등의 여러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 호두까기증후군입니다.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단백뇨, 혈뇨 환자 중에서 초음파 검사를 통해 호두까기증후군으로 밝혀지는 사례들이 적지 않습니다.

호두까기증후군으로 진단되면 먼저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개선합니다. 바로 왼쪽 옆으로 누워 잠자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왼쪽 옆으로 누워 잠자는 것이 무슨 치료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잠자는 자세는 호두까기증후군 뿐 아니라 여러 질병의 개선 또는 악화와 연관돼 있습니다.

‘잠’ ‘수면’이라는 말을 들을 때 떠오르는 첫 번째 이미지는 얼굴을 천장으로 하고 똑바로 눕는 자세입니다. 하지만 수면 자세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똑바로 눕는 자세는 전체의 약 10%, 똑바로 엎드린 자세는 5%에 불과합니다. 80% 이상이 왼쪽, 오른쪽 등 옆으로 눕는 자세입니다.

똑바로 눕는 자세도 세분하면 차렷 자세의 군인처럼 양팔을 옆에 붙이고 자는 경우도 있고, 바로 누운 채 만세 부르듯이 양팔을 위로 올린 자세도 있습니다.

그런데 똑바로 눕는 자세는 요통을 유발 또는 악화시킬 수 있고,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을 더 심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바로 엎드려 자는 자세 역시 목과 허리에 압력을 가할 수 있으므로 목이나 허리 디스크 또는 불면증, 코골이 등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에게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옆으로 눕는 자세도 크게 왼쪽이냐, 오른쪽이냐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차렷 자세(일명 통나무자세)처럼 팔을 몸통에 붙일 수도 있고, 엄마 뱃속의 태아 모양으로 웅크린 자세도 있습니다.

태아 자세는 옆으로 누운 자세 중에서 가장 흔합니다. 이 자세는 여성들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자세로 잠자는 사람은 친밀감, 감수성이 뛰어나고, 온화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옆으로 누운 자세 중에서 팔을 몸통에 붙이는 통나무 자세도 약 15%를 차지하며, 옆으로 누워 팔을 몸통 앞으로 내미는 자세는 약 13%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옆으로 눕는 자세 중에서 다정한 연인들 사이에서 흔한 스푸닝(spooning) 자세도 있습니다. 이는 남성이 여성을 뒤에서 껴안는 듯한 모양 때문에 흔히 에로틱한 자세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해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수면 장애를 개선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특별한 질환만 없다면, 잠자는 자세는 본인에게 편한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몇몇 질환이나 장애 등이 있다면 잠자는 자세를 바꿔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호두까기증후군 외에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요통, 임신, 역류성식도염 등이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질환 또는 불편함이 있는 사람들에게 주로 추천되는 자세가 옆으로 눕기, 그 중에서 왼쪽으로 눕는 자세입니다.

왼쪽과 오른쪽 눕기의 차이는 복압, 그 중에서도 대동맥과 대정맥이 받는 압력과 관련이 있습니다. 몸에서 가장 큰 혈관이 대동맥과 대정맥은 몸 가운데를 기준으로 약간 오른쪽에 치우쳐 있습니다. 그래서 오른쪽으로 누우면 대동맥과 대정맥에 가해지는 복압이 높고, 왼쪽으로 누우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지면 혈액의 흐름이 원활치 않아질 수 있습니다.

임신부나 요통이 있는 사람도 왼쪽으로 눕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에 더해 다리 사이에 베개를 끼우면 불편이나 통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만약 똑바로 누워야 한다면 무릎 아래에 베개를 넣으면 허리가 자연스럽게 구부러져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줄고 통증도 개선됩니다. 잠자는 자세가 뭐 대수냐고 흘려버리지 마시고 한 번 시도해보신다면 의외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습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니라 과학입니다’라는 유명한 광고 문구가 있듯이 ‘잠자는 자세도 과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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