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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을 실감하게 하는 증상은 흰 머리, 주름살, 노안 등이 대표적인데, 하나를 더 꼽으라면 ‘소변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배뇨장애’라고도 하지요.

젊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고, 의식하지도 않았던 소변이 어느 날부터 말썽을 일으키기 시작합니다. 물론 개인과 성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한데 오늘은 남성의 소변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상당수 중년 남성들이 소변 문제를 실감하는 계기는 ‘흘러내림’입니다. 볼 일을 다 마친 다음 바지 지퍼를 올리고 돌아서는 순간 소변이 찔끔 흘러내리는 것입니다. 한두 방울 정도가 아니라 양이 제법 많습니다. 밝은 색 면바지를 입었다면 소변을 지린 것처럼 표가 날 정도여서 곤혹스런 상황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보다 심각한 소변 문제들도 있습니다. 야간뇨, 절박뇨, 잔뇨 등입니다.

젊을 때는 잠에 들어 아침에 기상 때까지 소변을 보기 위해 중간에 잠을 깨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년 이후가 되면 밤에 한두 번 잠을 깨 소변을 보게 되는데 이를 야간뇨라고 합니다.

소변을 봐야겠다는 느낌, 즉 요의(尿意)가 생긴 뒤 화장실에 갈 때까지 몇 분~몇 십 분쯤 참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의를 느낀 뒤 참을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짧아질 수 있는데 이를 절박뇨라고 합니다.

50대 중반 회사 임원인 A씨. 퇴근길에 운전하는 동안 소변이 마려웠지만 집에 갈 때까지 충분히 참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주차 후 엘리베이터를 탄 순간부터 서 있기 힘들 정도로 소변이 절박해졌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집 번호 키를 누르다가 오줌을 싸버리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그날따라 집에 가족이 없어서 급히 도구를 가져와 문 앞을 청소해 위기를 수습했으나, 그 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식은땀이 난다고 말합니다.

절박뇨로 한두 번 봉변을 겪은 뒤에는 화장실 사용이 여의치 않은 고속버스, 전세버스 등을 이용하지 못하고, 어딜 가든 화장실 위치부터 확인한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잔뇨도 꽤 흔한 배뇨장애입니다. 소변을 다 본 뒤에도 방광에 소변이 20~30cc 이상 남아 있는 것입니다. 잔뇨가 있으면 소변을 본 뒤에도 시원하지 않고 찜찜한 느낌이 듭니다.

소변 문제의 해법은 무엇일까요? 우선 흘러내림은 전립선이나 방광 질환과 아울러 요로 주변 근육의 탄력 저하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방광에서 소변이 다 비워지면 요로에 남은 소변을 순식간에 짜서 요로에 소변이 남지 않게 합니다. 하지만 노화로 인해 요로 주변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그 안에 든 소변을 내보내는 기능이 약해집니다. 방광에서 소변 배출이 완료되는 순간 뇌에서는 소변을 다 보았다고 판단하는데, 요도에는 소변이 남아 있는 것이지요.

흘러내림은 소변을 본 뒤에 바지 지퍼를 올리기 전에 요로에 남아 있는 소변을 충분히 내보내는 동작(?)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잔뇨 해결 방법으로는 앉아서 소변보기를 추천합니다.

뱃속 장기들이 받는 압력을 ‘복압’이라고 합니다. 복압은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더 높습니다. 따라서 앉아서 소변을 보면 복압이 높아져 방광 속에 소변을 남기지 않고 다 내보내기가 수월해집니다.

이와 함께 골반 바닥 근육을 강화해주는 ‘케겔 운동’도 권장됩니다. 흔히 케겔 운동은 여성들의 요실금 개선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남성들의 소변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됩니다.

여러 소변 문제의 원인에는 노화 외에 전립선비대증, 과민성 방광 등 다양한 질환들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소변 문제가 오래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라면 의사의 진단을 받아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앉아서 소변보기는 잔뇨 해결 뿐 아니라, 소변 방울이 튀어 화장실이 지저분해진다고 지적하는 부인 또는 가족의 불만을 해소하는 효과도 있으니, 잔뇨로 고민하는 중년 이후 남성들은 적극 고려해볼만합니다.

‘잔뇨 해결’이 ‘자존심’보다 중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