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잘 알고 계십니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동맥경화증, 고혈압,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만성콩팥병, 뇌졸중, 골다공증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나트륨(소금) 섭취를 줄이려면 식탁과 주방의 소금 통을 치우고 외식이나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는 개인과 가정의 노력부터 기업체의 식품 제조 과정에서 나트륨 첨가를 줄이는 사회적 실천 등이 다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해야 할 실천법이 하나 더 있는데, 칼륨 섭취를 늘리는 것입니다.

음식으로 섭취하는 영양 성분은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외에 무기질(미네랄), 비타민 등이 있습니다. 무기질은 칼슘, 인,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철, 아연, 구리, 요오드, 셀레늄, 망간, 크롬 등 종류가 많습니다.

이중 과다 섭취하는 대표적 무기질이 나트륨입니다. 국민건강통계(2018년)에 따르면 나트륨의 권장량 대비 섭취율이 남성 202%, 여성 140%였습니다. 남성은 2배, 여성은 1.4배나 초과 섭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칼륨과 칼슘은 너무 적게 먹습니다. 권장량 대비 칼륨 섭취율이 남성은 85%, 여성은 67%에 불과합니다.

나트륨과 칼륨은 몸 안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나트륨­칼륨 펌프’입니다. 몸에서 칼륨은 주로 세포 속, 나트륨은 주로 세포 밖(혈액)에 있습니다. 세포 안팎의 칼륨과 나트륨 분자가 서로 이동하는 것을 ‘나트륨­칼륨 펌프’라고 하며, 여러 중요한 생리 작용에 관여합니다.

칼륨은 나트륨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과다 섭취하는 나트륨의 폐해를 막으려면 칼륨을 충분히 섭취해야 합니다.

중남미 카리브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칼륨이 풍부한 과일, 채소를 많이 먹는 사람들은 고혈압 발생 빈도가 매우 낮았습니다. 이 사람들의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나트륨이 많은 패스트 푸드를 많이 먹어도 고혈압 발생 빈도가 별로 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미국으로 이주한 뒤에는 고혈압 발생률이 높았는데, 이민 뒤에 과일과 채소를 적게 먹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려고 노력해야 합니다만,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어 칼륨을 풍부하게 섭취해 나트륨의 폐해를 줄이는 노력도 병행해야 합니다. 특히 평소 짜게 먹는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채소와 과일을 더 챙겨먹어야 합니다. 나트륨은 ‘내리고’, 칼륨은 ‘올리고’가 필요합니다.

최근 미국신장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채소 섭취량을 늘리면 만성콩팥병 발생률이 21% 감소했습니다. 이는 나트륨 섭취량을 줄였을 때의 만성콩팥병 감소율(21%)과 같은 수준이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칼륨 올리고’, ‘나트륨 내리기’는 운동량 증가(18% 감소), 절주(15% 감소) 등 다른 요인들보다 만성콩팥병 예방 효과가 더 크다는 사실도 확인되었습니다.

칼륨을 충분히 섭취하려면 채소와 과일을 넉넉하게 먹어야 합니다. 한국인의 채소와 과일 섭취량은 과거보다는 늘었지만, 아직 권장량에는 못 미치고 있습니다. 채소와 과일은 칼륨 뿐 아니라, 비타민C 보충에도 도움이 됩니다.

채소는 소금에 절이거나, 데치지 말고 신선한 상태로 그냥 드셔야 채소 안의 칼륨을 제대로 섭취할 수 있습니다. 배추에는 칼륨이 많지만, 김치에는 칼륨이 거의 없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칼륨은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만성콩팥병이 생긴 뒤 콩팥 기능이 점점 떨어져 사구체여과율이 45mL/분 미만으로 내려가면 칼륨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나트륨은 평소에는 물론, 만성콩팥병이 생긴 뒤에도 항상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사구체여과율이 45mL/분 미만으로 떨어지면 콩팥이 몸 속 칼륨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혈액 속의 칼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질 수 있는데, 이를 고칼륨혈증이라고 합니다. 고칼륨혈증이 발생하면 심장 박동에 이상을 일으켜 자칫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사구체여과율이 45mL/분 미만인 만성콩팥병이 있으면 채소를 먹을 때 껍질을 벗기고 드셔야 합니다. 껍질에 칼륨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채소를 날 것으로 드시지 말고 데쳐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밖에 미지근한 물에 하룻밤(최소 2시간)쯤 담가두었다가 요리하는 것도 권장됩니다. 과일을 먹을 때도 칼륨이 많은지를 확인해야 하고, 먹는 양도 줄여야 합니다.

평소 소금, 지방, 설탕 섭취 줄이기, 규칙적 운동, 적정 체중 유지, 채소와 과일 섭취 늘리기 등을 잘 실천하셔서 맛있는 과일과 신선한 채소를 오래오래 즐기면서 사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