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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8을 8대16으로 바꾸자.”

16대8은 요즘 사람들이 하루 16시간 동안 먹고, 8시간 동안 먹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잠자는 시간 정도만 제외하고, 깨어 있는 시간은 대부분 뭔가를 먹고 있습니다. 이와 반대로 하루 8시간 동안에만 먹고, 16시간은 배고픈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8대16)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16대8은 대체로 오전 7시 아침 식사, 낮 12시 점심, 오후 7시 저녁식사, 밤 11시에 야식이나 간식을 먹고 잠자리에 들 때의 시간 구성입니다. 잠자는 시간 외에는 배고플 틈이 거의 없습니다.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적(主敵)이 많이 먹는 것이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많이, 자주 먹으니 칼로리 과잉 섭취와 그에 따른 과체중, 비만이 건강의 큰 위협 요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총 칼로리를 줄이는 동시에 하루 24시간 중 먹는 시간을 최소화하는데 의학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먹는 양뿐 아니라, 먹는 시간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세계 최고 권위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간헐적 단식이 건강, 노화, 질병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이 얼마 전 발표됐습니다.

간헐적 ‘단식’이란 말을 흔히 씁니다만, 단식(斷食)보다는 공복(空腹)이 좀 더 가까운 뜻입니다. 식사와 식사 사이의 배고픈 상태를 가리킵니다.

논문에 따르면 간헐적 단식은 체내의 활성산소 발생을 줄이고, 체중감량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혈당 조절능력과 스트레스 저항성을 높여주고, 염증반응을 감소시킵니다.

간헐적 단식을 하는 동안 활성산소나 대사 스트레스에 대한 세포의 대응 능력을 향상시켜줄 뿐 아니라, 손상된 세포의 분자를 제거하거나 수리하는 능력을 높여준다고 논문은 밝히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비만, 인슐린 저항성, 고지혈증, 고혈압, 암, 신경학적 뇌질환(치매 등)의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고 논문은 설명합니다. 간헐적 단식은 단순히 칼로리 섭취 줄이기보다 건강 증진 효과가 크다는 것입니다.

다이어트 효과도 컸습니다.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2개월 간 운동을 병행하면서 하루 16시간 공복을 유지하자 근육 손실 없이 체지방 감량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이 논문이 하루 공복시간을 곧바로 16시간까지 늘리라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만, 공복시간을 하루 16시간까지 늘리면 건강에 이점이 많다는 점을 증명한 연구들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

16시간 공복을 유지하려면 오후 8시 저녁식사를 하고 다음 날 아침은 건너뛰고, 낮 12시에 식사를 해야 하므로 하루 세 끼 식사를 하는 사람은 16시간 공복 실천은 쉽지 않은 목표이긴 합니다.

다만, 배고픈 상태를 가급적 오래 유지하는 것이 손상 세포의 재생과 수리, 그리고 이를 통해 만성질환 예방, 치료 효과가 있다는 점을 알고 공복 시간최대한 늘리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하루 12~14시간 공복은 도전해볼 만합니다. 이를 위한 첫 걸음이 야식, 간식을 멀리하는 것입니다.

오후 7시 저녁을 먹었다면, 이튿날 오전 7시 아침식사 때까지 간식이나 야식을 하지 않아야, 12시간 공복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14시간 공복을 하려면, 같은 조건에서 저녁식사 시간을 오후 5시로 앞당기면 됩니다.

일찍 저녁밥을 먹고 밤 10~11시쯤 잠자리에 들려고 하면 배가 고파서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냉장고 문을 열게 되더라는 경험담을 말씀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이 유혹을 견디라는 것이 오늘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그동안 식품으로 가득 찬 대형 냉장고가 부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냉장고 크기를 줄이거나 가급적 비우는 것이 건강에 더 유리하다는 권고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야식은 다이어트의 주적일 뿐 아니라, 밤에 쉬어야 할 인체의 세포들을 밤샘 중노동에 빠뜨린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야식을 할 경우, 몸 여러 기관과 세포들은 밤새 일을 해야 합니다. 밤낮으로 중노동에 시달리는 세포들이 얼마나 오래 온전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