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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얻는 채널이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서비스들입니다. 그 중에는 소금에 대한 내용이나 ‘저나트륨혈증’을 소개한 것도 있습니다.

내용은 ‘소금을 너무 적게 섭취하면 저나트륨혈증에 걸려 위험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의학교과서에도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하면 두통, 구역질, 발작, 의식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아주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고 언급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금을 적게 먹으면 정말 저나트륨혈증이 생길까요?

저나트륨혈증이라는 말만 들으면 ‘나트륨(소금)을 너무 적게 먹으면 해롭구나’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저나트륨혈증의 정확한 뜻은 ‘혈액 속 나트륨 농도가 너무 낮아서 생기는 증상’입니다. 혈액 속 소금이 너무 적어서가 아니라, 물이 너무 많아 생기는 것입니다. 저나트륨혈증은 나트륨의 양이 아니라, 농도의 문제입니다.

그러면 “물의 양은 같아도 소금을 아주 조금 먹으면 농도가 낮아져 저나트륨혈증이 올 수 있겠네요?”라는 질문도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에 대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하루 사람에게 꼭 필요한 나트륨의 양을 ‘최소한의 생리적 요구량’이라고 하며, 100mg입니다. 소금 기준으로는 하루 250mg(0.25g)이죠. 모유만 먹는 젖먹이 아기들도 하루 약 300mg의 소금을 섭취합니다. 물론 아기들이 소금을 먹지는 않으므로, 모유 속 나트륨을 소금으로 환산한 양입니다.

이 정도의 나트륨만으로 아기들은 태어난 지 불과 몇 달 만에 체중이 2~3배나 증가할 정도로 폭풍 성장합니다.

성인이나 아기나 하루 최소한의 생리적 소금 요구량은 250mg입니다. 하루에 소금 10g(1만mg)을 먹는다면 최소 소금 요구량의 40배나 됩니다.

만약 아주 적은 양의 나트륨(소금)을 섭취하면 ‘저나트륨혈증’이 생길까요?

지금까지 보고된 사례 중에서 극도로 소금을 적게 먹는 사람들이 아마존 원시림에 사는 야노마모족입니다. 이들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최소한 생리적 요구량과 비슷한 250mg(나트륨 100mg)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 부족에 대한 연구를 살펴봐도 ‘야노마모족 일부가 저나트륨혈증에 시달린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이 최근 줄고는 있습니다만, 아직 하루 평균 4000mg쯤 됩니다. 이만큼 먹는 사람들에게 저나트륨혈증이 생길 확률은 ‘0’에 가깝습니다.

미국 연구에 따르면 2001~2016년 미군의 훈련 중 발생한 저나트륨혈증 환자는 10만 명 당 6.9명이었습니다. 이는 무더위 속에서 운동 또는 훈련할 때 과도한 수분 섭취 등에 의해 발생한 '운동 관련 저나트륨혈증(EAH: Exercise­associated Hyponatremia)'이었습니다.

기후 조건이 혹독한 미국 그랜드 캐년의 하이킹족 10만 명 당 2~4명의 저나트륨혈증 환자가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즉, 저나트륨혈증은 일상생활과는 별 상관이 없고, 고강도 군대 훈련이나 열악한 기후 조건에서 운동할 때 극히 드물게 발생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금이 없던 구석기 시대 원시인들도 최소한 생리적 요구량의 7배에 이르는 하루 690mg(소금 환산 1.7g)이나 되는 나트륨을 섭취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현대인이 저나트륨혈증을 일으킬 정도로 소금을 적게 섭취하기란 엄청난 노력 없이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죠. 한국인 중에서 야노마모족만큼 소금을 적게 먹는 사람은 1000명 중 1명도 되지 않습니다.

만약 저나트륨혈증 환자가 있다면 소금 섭취량을 따질 게 아니라 다른 원인을 찾는 일이 훨씬 더 급합니다. 혈액 속의 나트륨 농도를 너무 낮출 정도로 혈액 속의 물이 증가한 요인을 밝혀야 합니다.

건강한 사람은 혈액 속에 물이 너무 많으면 소변 배출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조절하는데, 이것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건강편지 독자 여러분은 앞으로 ‘소금 섭취를 줄이면 저나트륨혈증에 걸려 건강이 위태롭다’는 말을 들으시더라도 맹신하지 않으실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