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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편지를 세심하게 읽어 오신 분들을 아시겠습니다만, ‘특별히 몸에 좋은 식품은 없다’는 것이 의학자로서 저의 일관된 견해입니다.

그런데도 몸에 좋은 식품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은 끊이지 않습니다. 환자들은 물론 친구들 중에서도 “공식적으로 말하기는 힘들어도, 몸에 좋다고 생각하는 게 한두 개는 있을 게 아닙니까?”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오늘은 그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이 식품은 단백질이 풍부합니다. 대부분의 식물성 단백질과 달리 이 식품 속의 단백질에는 필수아미노산이 9개 들어 있습니다. 특히 필수 아미노산 결핍 우려가 높은 채식주의자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식품입니다.

이 식품은 단백질은 풍부한 반면 탄수화물은 적으므로, 평소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한국인의 식단을 고려할 때 이 식품 섭취는 바람직합니다.

둘째 이 식품에 든 지방 중에서 포화지방의 비율이 불과 10~15%에 불과, 50%를 넘는 소고기에 비해 훨씬 낮습니다. 포화지방은 상온에서 단단하게 굳어지는 성질이 있는데, 이 때문에 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입니다.

셋째 이것에는 콜레스테롤이 없습니다. 반면 오메가6, 오메가3 등 불포화지방이 들어 있습니다. 이 식품 단백질을 첨가한 음식을 먹으면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4~6% 낮추며, 수축기 혈압 2~5% 저하, 뇌졸중 위험을 14% 줄이는 것으로 보고돼 있습니다.

넷째 한 컵 당 섬유질이 10g 들어 있습니다. 소고기 스테이크 한 컵 분량에 든 섬유질은 0g에 가깝습니다. 섬유질은 몸 안에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작용을 합니다.

다섯째 칼륨과 철이 풍부합니다. 이 식품 한 컵에 든 칼륨은 886mg으로 중간 크기 바나나의 약 두 배 수준입니다. 이는 인체가 하루에 필요한 칼륨의 1/3입니다. 칼륨은 심장, 콩팥, 신경 등이 작동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미네랄입니다.

또한 이 식품 한 컵에는 철이 약 9mg 들어 있습니다. 철의 하루 필요량은 남성은 8mg, 여성은 18mg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철은 빈혈 예방에 꼭 필요합니다. 특히 채식주의자들은 빈혈에 걸릴 위험이 높으므로 일반 식사를 하는 사람에 비해 철을 두 배 이상 먹어야 합니다.

여섯째 이 식품은 여성에게 매우 좋습니다. 이 식품에 함유된 물질 중에서 특히 주목받는 것이 바로 ‘이소플라본’입니다. 이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해서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도 불립니다. 이소플라본은 폐경 증상을 완화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해줍니다. 유방암 위험도 낮춥니다. 미국으로 이민 간 일본 여성들의 유방암 발생률이 백인 여성들에 비해 낮은 이유가 일본 여성들의 콩 섭취량이 많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 있습니다. 여성에게 좋은 식품입니다.

일곱째 전립선암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남성암입니다. 그런데 이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아시아 남성들은 전립선암 발생률이 서구의 남성들에 비해 낮습니다. 이 식품에 든 ‘제니스테인’ ‘다이제인’ 등 이소플라본 성분이 전립선암 발생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남성에게도 좋은 식품입니다.

여기까지 말씀드리면, 이미 눈치 채셨을 것입니다. 바로 ‘콩’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콩의 효능은 현대인들에게 절실한 것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콩이 식품의 왕’이라는 식의 표현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콩만 먹으면 건강해진다고 말해서도 안됩니다. 여러 식품을 골고루 먹되 콩을 좀 더 먹는 것이 좋다는 뜻입니다.

콩을 넉넉하게 섭취하는데 가장 좋은 식품이 두부입니다. 육류 대신 생선, 콩 섭취를 늘리라는 권고가 나온 데 이어 요즘 콩을 이용한 인공 고기 제조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 앞으로 ‘콩 고기’가 보편화되면 콩을 더 많이 먹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콩은 남성 여성 모두에게 좋습니다만, 특별히 폐경 여성들은 콩을 적극 챙겨 드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