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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 없는데 아스피린 장기복용, 뜻밖의 부작용’. 얼마 전 국내 언론에 보도된 기사의 제목입니다.

미국 의사협회 신경학회지에 실린 논문을 인용한 국내외 보도에 따르면 75~100mg의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한 사람들의 뇌졸중 발생 위험이 복용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최대 37%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뒤 평소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시던 분들 중에 걱정하시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 진료 때 “아스피린을 계속 먹어도 될까요?”라고 문의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은 2019년 3월 미국 심장학회­심장협회가 발표한 저용량 아스피린의 장기 복용에 대한 수정 가이드 라인에 잘 나와 있습니다. 그 내용을 요약 소개합니다.

첫째, 심근경색증, 협심증, 관상동맥 우회중재술, 경피적 심혈관 중재술, 허혈성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등 심혈관 질환 병력을 가진 사람들은 2차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드셔야 합니다. 물론 위장관 출혈 등의 위험이 높지 않을 때입니다. 이는 종전의 가이드 라인과 동일합니다.

둘째, 심­뇌혈관 질환의 병력은 없으나, 10년 내 동맥경화에 의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10% 이상인 50~69세 남성과 여성은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이 권장됩니다. 이 때도 출혈 위험이 작아야 하며, 만약 출혈 위험이 크다면 권장되지 않습니다.

종전에는 권고 대상 연령에 70세 이상도 포함됐으나, 이번 수정 가이드 라인에서는 69세까지로 대상 연령이 낮아진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10년 내 동맥경화에 의한 심혈관 질환 위험도는 미국 심장학회와 심장협회가 운영하는 홈페이지(www.cvriskcalculator.com)에 접속해 나이, 성별, 인종, 총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 수치,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 혈압 치료 여부, 당뇨병, 흡연 여부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계산해줍니다. 영어로 돼 있어서 불편하지만 비교적 간단하므로 계산해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셋째, 심­뇌혈관 병력이 없고, 10년 내 동맥경화에 의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5% 이상부터 10% 미만인 사람들에게는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이 권고되지 않습니다. 단, 출혈 위험이 적은 50세 이상 남성과 65세 이상 여성들은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수정 가이드 라인은 밝히고 있습니다. 위의 내용은 복잡해보입니다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①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은 2차 예방을 위해 복용하라, ②심혈관 질환의 병력이 없지만 발병 가능성이 높은 50~69세는 가급적 복용하라 입니다. 물론 둘 다 위, 십이지장 출혈 등 위험이 없거나 낮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정됩니다.

저용량 아스피린은 ‘아스피린 프로텍트(protect)’라고도 합니다. 수천 종 이상의 약이 나와 있지만, 많이 이용되는 약 중에서 예방(protect)이란 이름이 든 것은 아스피린이 유일합니다. 그만큼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증명돼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출혈이라는 부작용이 있다는 점은 잊어서는 안됩니다.

저용량 아스피린(75~100mg)이 일반약이라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다는 이유로 의사와 상의하지 않고 사 드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렇게 하시면 안됩니다.

특히 70세 이상이 되면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으로 얻을 수 있는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보다 출혈 위험이 더 크므로 복용하지 말라는 것이 미국 심장학회 심장협회의 권고 사항입니다.

그렇다면 70세 이상으로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분들은 이틀에 한 번 복용하는 등 출혈 위험을 최대한 낮출 수 있게 복용하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의사와 상의는 필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