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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줄이고, 통곡물 늘이고’...이것이 ‘답’이다
한 해 전 세계에서 사망하는 사람은 약 5600만 명입니다. 이 사망자 5명 중 1명은 잘못된 식습관 때문에 사망합니다.
최근에 의학저널 ‘란셋’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사망자의 20%인 1100만 명이 잘못된 식습관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논문은 이미 건강편지에서 소개해 드린 195개 국가와 지역에 대해 1990년~2017년에 걸쳐 진행된 대규모 국제질병부담(Global burdun of disease) 연구의 일부입니다.
잘못된 식습관에 의한 사망자 1100만 명을 세부적으로 보면 1위가 소금 과다 섭취로, 그에 따른 사망자가 300만 명입니다.
2위는 통곡물 섭취 부족으로 사망자는 300만 명, 3위는 과일 섭취 부족이었고 그에 따른 사망자는 200만 명이었습니다.
소금 과다 섭취, 통곡물과 과일 섭취 부족 3가지로 인한 사망자가 무려 800만 명이나 된다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가 많은 사람을 숨지게 하는 이유는 심혈관 질환, 당뇨병, 암의 발병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외의 잘못된 식습관으로 견과류와 씨앗류 섭취 부족, 채소 섭취 부족, 오메가 3 섭취 부족, 식이섬유 섭취 부족, 불포화지방산 섭취 부족, 콩 섭취 부족 등이 있습니다만, 소금 과다 섭취와 통곡물, 과일 섭취 부족 등 세 가지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망 외에 ‘장애보정 생존연수(DALY)’를 많이 늘리는 원인 세 가지도 1위 통곡물 섭취 부족, 2위 소금 과다 섭취, 3위 과일 섭취 부족이 꼽혔습니다. 장애보정 생존 연구는 병에 걸려 조기 사망해 손실된 수명과 아픈 채 살아가는 기간을 합친 개념입니다. 이 기간이 길다는 것은 오래 아프다가 기대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일찍 사망한다는 뜻입니다.
이 통계가 세계 전체를 대상으로 했으니, 한국인과는 무관하게 느껴지시는가요? 한국이 포함된 고소득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세계 평균보다 소금 과다 섭취가 사망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더 크다는 점이 이 연구에서 밝혀져 있습니다.
소금 과다 섭취가 건강을 갉아먹는다는 사실을 건강편지 독자 여러분은 이미 알고 계시지만, 처음 접하는 분들 중에는 “짜게 먹는다고 죽기야 하겠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계 195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 신뢰할만한 연구는 소금 과다 섭취는 잘못된 식습관에 의한 사망원인 1위, 질병 발생과 조기 사망 원인 2위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도한 소금 섭취는 고혈압, 심혈관 질환, 뇌졸중을 일으킵니다. 그뿐 아닙니다. 몸 안에 과도하게 들어온 소금은 고혈압, 심뇌혈관 질환을 거치지 않고 심장, 혈관에 직접 작용해 심부전을 일으키기기도 합니다.
소금은 무조건 섭취를 줄이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한국인의 하루 소금 섭취량(12g)은 세계보건기구의 권장량(5g)을 2배 이상 초과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통곡물 섭취는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요? 한국인은 쌀밥이 주식이라 곡물 섭취가 많다고 여깁니다. 쌀도 곡물이 하나니까요. 그런데 흰쌀은 ‘곡물’은 맞지만, ‘통곡물’은 아닙니다.
통곡물은 겉껍질만 벗기고 속겨는 벗기지 않은 곡물을 가리킵니다. 쌀의 경우 현미가 통곡물입니다. 현미 외에 보리, 귀리, 메밀, 흑미, 수수, 조, 호밀 등이 통곡물입니다. ‘흰쌀밥’이 아닌 ‘혼식’, ‘잡곡밥’이 답입니다.
60대 A씨는 짭짤한 젓갈류 등 이른바 ‘밥도둑’ 없으면 허전해하고, 밥도 흰쌀밥만 고집합니다. 그러면서 노니주스, 코브라독, 블루베리, 프로폴리스, 화분가루, 아로니아 등 무려 25가지나 되는 건강식품을 꼬박꼬박 챙겨먹었다고 합니다. 건강식품들이 건강을 지켜줄 것으로 철석같이 믿었습니다.
하지만 A씨는 독성 간염과 콩팥 기능 저하로 진단돼 치료 중인데 상당 기간 고생하셔야 할 전망입니다. 해야 할 일(소금 줄이기, 통곡물 늘이기)는 하지 않고, 엉뚱한 데(건강식품)에만 돈과 노력을 쏟아 부은 결과이니 누구를 탓할까요? 여러분 중에는 A씨 같은 분은 없을 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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