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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생명이다” <5> 걷기는 ‘치료’다


 걷기에 대한 건강편지를 읽고 “무릎 관절이나 허리가 아픈데도 걸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을 하신 독자가 계셨습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들께 많이 걸으시라고 하면, 무릎, 허리 등이 아파서 걷기가 힘들다고 하소연 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관절이나 척추 통증의 원인과 증상이 매우 다양하므로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원칙적인 내용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무릎, 허리 등에 급성 병변이 생기면 통증이 생기는 데, 대개 사흘 정도는  휴식을 취하면서 통증을 조절하는 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때 통증 부위에 염증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얼음주머니 등을 이용해 냉찜질을 해주는 것도 권장됩니다. 염증이 생긴 곳에는 열이 나므로 냉찜질로 식혀주면 염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통증은 3~4일쯤 치료하면 어느 정도 가라앉습니다. 이 때부터는 걷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다만 며칠 쉰 다음에 갑자기 무리하게 걸으면 통증이 재발 또는 악화될 수 있으므로, 평소 걷는 거리나 속도보다는 조금 줄이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혹시 무릎에 물이 차는 등의 이상 증상이 있을 때는 무리하게 걷지 마시고,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오랫 동안 무릎의 만성 통증에 시달려온 분들도 무리하지만 않는다면 걷기가 치료입니다.
 허리 디스크는 환자들도 초기 며칠 간의 급성기를 지나면 평소처럼 걷기 등의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허리디스크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미국 하버드의대 연구에서 밝혀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허리 디스크 환자 283명을 두 군으로 나누어 ①수술 등 적극적인 치료를 한 그룹 ②일상생활을 하게 한 그룹으로 나눠서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일상생활을 한 그룹 역시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일상생활의 움직임이 치료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사례입니다. 일상생활의 움직임은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만, 그 중 기본이 걷기입니다.
 그뿐 아닙니다. 몸의 구성 요소 중 뼈와 근육은 적절한 하중이 걸리지 않으면 쉽게 소실됩니다. 우주선에서 4개월간 머문 우주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근육 40%, 뼈 15%, 체중 10kg이 감소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지구의 중력이 근육과 뼈에 작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주인들이 우주선에서 내릴 때 옆에서 부축해주지 않으면 제대로 걷지 못하는 모습이 TV다큐멘터리에서 소개된 적도 있습니다.
 침대에 누워 있으면, 몸의 근육과 뼈에는 중력이 아주 약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우주에 있는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됩니다.
 수술 후 꼼짝하지 않고 사흘간 누워 있던 환자가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만히 누워 있는 동안 근육이 급격하게 소실됐기 때문입니다.
 걸으면 다리와 허리 근육이 튼튼해져 관절이나 척추에 가해지는 체중을 분산시키는 것, 그리고 체중감량 효과로 관절과 척추가 받는 부담을 줄여주는 것 또한 걷기로 얻을 수 있는 치료 효과입니다.
 ‘걷기가 치료’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